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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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김민정 기자]현장직 소방공무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행정 업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4일 당국에 따르면 소방청은 '업무 혁신 및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일선 시·도소방본부 및 소방서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 방안은 본청에서 추진하는 대회·행사·점검 업무를 50% 축소하는 게 골자로, 본청 업무로 인해 일선 현장대원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처다.

현재 본청의 대회·행사·점검 업무는 모두 74건에 달한다. 대회 23건, 행사 35건, 점검 16건이다. 소방청장배 드론 경진대회와 대한민국 119구급활동 경연대회, 전국 119구조견 경진대회, 전국 화재조사 학술대회, 국제소방안전박람회, 119문화상, 소방안전교부세 집행 점검 등이 대표적이다.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일선 현장이 본청의 업무로 인해 파견·출장자가 계속 늘면서 소방 본연의 화재·구급·구조 업무에 전념할 수 없다는 불만은 줄곧 있어왔다. 소방 노동조합 측이 행정 인력을 현장 인력과 별도로 채용해달라는 요구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119를 찾는 신고와 함께 출동 건수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에만 119를 찾는 신고 전화는 1252만1553건으로, 하루 평균 3만4305건으로 2.6초당 한 번씩 울린 셈이다. 2017년 1155만786건→2018년 1138만4521건→2019년 1156만7173건→2020년 1127만4559건→2021년 1207만5555건으로 5년 사이 8.4% 증가했다.

지난해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건수는 무응답·오접속과 같은 비출동 건수를 뺀 1036만9163건이다. 이 중 구급(330만2106건)이 가장 많고 생활안전(84만4037건), 구조(76만5283건), 화재(46만3517건) 등의 순이다. 지난해 소방관 1명이 담당하는 평균 인구 수는 780명에 달한다.

이에 소방청은 유사·중복된 대회·행사·점검은 통합하거나 그 주기를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반복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성과나 실효성이 낮은 경우는 폐지한다. 또한 각 시·도본부에서 추진해도 목적 달성이 가능한 업무는 시·도에 이양하고 소방청은 사례 전파와 같은 관리만 맡기로 했다.

소방청은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달 말께 간부회의를 열어 최종 검토한 후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그간 실효성과 무관하게 관례적으로 업무를 계속 진행해온 측면이 있었다"면서 "50% 일 줄이기를 목표로 내달 말까지 방안을 마련하되, 올해 계획돼 이미 추진되고 있는 업무는 내년부터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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