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신문=윤성희 기자]하릴없이 쇼파에 누워 TV 채널을 돌리다보면 베트남 상품에 영락없이 등장하는 배경들이 있다. 바로 전통 모자를 쓴 사람들이 몰아주는 배에 앉아 촛불을 띄우는 곳. 익숙한 듯 처음가본 이곳, 언젠가 꼭 한번 방문해보고 싶었던 '호이안'이다.

    호이안은 다낭에서 한시간정도 떨어진 남쪽에 있는 도시로 베트남 다낭과 가까워 다낭 여행 중 당일치기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그 명성은 당일치기로만은 이해할 수 없이 높기도 하여, 호이안만의 일정을 따로 잡고 가는 여행객들도 많이 생겨났다. 그 이유는 바로 베트남의 전통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올드타운이 있기 때문이다.

 호이안 올드타운
 호이안 올드타운

   

    올드타운은 석양 무렵부터 활기를 뛴다. 이는 어두운 밤을 수놓는 아름다운 조명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낮에는 무척 더운 날씨로 걷기가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몰이 시작될 무렵 도착한 호이안 올드타운에는 이미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밤의 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어둠이 짙어질수록 사람들은 더 많아졌다. 호이안의 밤을 빛나게 하는건 다름아닌 수많은 홍등. 화려한 홍등들로 올드타운의 거리가 반짝였다. 동서양의 문화가 잘 어우러진 호이안의 올드타운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기도 한 베트남의 전통이 아직도 한가득 묻어나는 동네이기도 하다.

올드타운을 가득채운 조명들
올드타운을 가득채운 조명들

 

   호이안 올드타운에는 뭔가 오래된 음식점들만 있을 것 같지만 또 실제로는 그 반대로 수준있는 현대 느낌의 레스토랑들이 많이 있었다. 현지 음식은 물론 고급스러워 보이는 한식당 그리고 이탈리안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관광객을 맞이하는 만큼 다양한 음식점 또한 준비되어 있었다. 필자는 현지음식을 즐기는 편이라 다른 식당들은 눈으로만 담고 베트남 현지 식당을 이용하였다. 베트남 전통음식인 쌀국수와 볶음밥과 쌀가루로 만든 채소와 곁들여 먹는 베트남식 부침개 반쎄오 등으로 배를 채워도 뭔가 무겁지 않은 이 느낌. 베트남 음식은 건강과 맛 그리고 저렴한 가격까지 모두 만족스럽다

호이안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베트남 전통음식 반쎄오
호이안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베트남 전통음식 반쎄오

 

    베트남의 문화를 담은 가게들 또한 줄지어져 있다. 베트남 전통의상인 아오자이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옷을 직접 만들어 주는 양장점들과 베트남만의 개성을 담은 작은 소품샵들, 그리고 베트남 전통 그림들을 전시하고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져 있다. 제일 많았던 가게는 역시 카페이다. 관광지 답게 각각의 특징있는 음료와 디저트를 맛볼수 있는 카페들 역시 많이 보였다. 카페 안에는 이곳저곳 사진을 찍으며 바쁘게 걷는 관광객들과 다르게 여유롭게 앉아서 음악을 들으며 즐기는 사람들. 각자의 시간을 아름답게 보내는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았다.

호이안 올드타운 상점들
호이안 올드타운 상점들

 

    호이안에서 꼭 해야한다는 필수 코스인 투본강에서 소원배 타기. 아름다운 조명으로 물든 깜깜한 투본강에서 배를 타고 지나가며 볼수 있는 올드타운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물반 배반일 만큼 많은 사람들이 배를 타고 있어서 복잡했지만 오히려 이곳만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뱃사공들끼리 주고 받는 대화를 들으며 눈으로는 야경을 바라보다 보니 베트남의 낭만이 이곳 투본강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호이안 투본강 소원배와 소원초
호이안 투본강 소원배와 소원초

 

    호이안 올드타운의 가장 큰 할거리이자 볼거리인 소원초 띄우기는 커플들에게는 매력적인 프로포즈의 장소가 되기도 하며 가족들에게는 서로의 은은한 웃음을 바라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도 한다. 여유로운 물흐름을 즐기며 살랑이는 바람을 맞노라면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다. 강 중간쯤으로 가면 뱃사공들이 소원초를 준비해 주는데 이는 호이안에서 가장 인기있는 액티비티 이기도 하다. 물 위에 초를 띄우며 잠시나마 희망가득찬 눈으로 소원을 정성다해 들어본다. 공부를 잘하게 해달라는 어느 한 학생의 소원, 피부가 좋아지게 해달라는 사춘기 소녀의 소원, 그리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비는 어른들의 소원들이 모두 만나 희망의 구름을 만들어 내는 곳, 호이안이다. 소원배 위에 앉아 고개를 살포시 들어 둘러보면 건물들 또한 조명들을 환히 비추고 있다. 호이안을 더 눈에띄게 만들어 주는건 이곳 건물들 때문인것 같다. 거리를 가득 메운 오래된 건물들이 색감이 오묘하게 잘 조화되어 올드타운 거리가 더 낭만적으로 보인다. 거리를 걷다보면 강가 근처에는 휴식을 취할수 있는 공간들도 많고 여기저기 작은 공연들도 많이 펼쳐지고 있어서 걷다가 잠시 구경하며 쉬어가기에도 좋다.

호이안 올드타운 공연장과 포토존
호이안 올드타운 공연장과 포토존

 

    호이안에서 꼭 들러야 하는 야시장 또한 볼거리 먹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했다. 여러 가지 액세서리 장식품 기념품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베트남 어디를 가든 그럿듯 흥정은 필수이다. 호이안 야시장에서 줄을 지어 서있는 곳은 조명가게이다. 약간의 팁을 내면 기념사진을 찍도록 해주는데 관광객들은 줄을 서며 기다리며 사진을 찍곤 한다. 아름다운 조명들과 환한 그들의 웃음에서 느껴지는 베트남의 찐매력을 나는 사진속에 내 기억속에 가득 싣고 베트남 호이안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호이안 야시장
호이안 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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