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월요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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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適應). 일정한 조건이나 환경 따위에 맞추어 응하거나 알맞게 되는 것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 단어는 유학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많이 접하는 단어가 아닐까 한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적응이란 것이 성공적일지 실패일지 그 누구도 모르기에 상담을 하는 필자도 상담을 받는 학생과 부모님에게도 모험과도 같은 단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유학생활을 힘들게 보내게 하거나 혹은 포기하게까지 만드는 녀석이기 때문이다.

예전에 있었던 한 아이의 일을 사례로 들어본다. 이 아이는 뉴질랜드의 한 공립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였다. 한국에서는 문제없이 학교생활을 하던 아이인데 요즘 유독 힘들어 한다는 학교측의 전화를 받고 어머니와 함께 달려갔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니 이 학생이 뉴질랜드에 오기 전에 영어를 크게 접하지 않았던 학생이었기에 기초가 부족하다보니 수업시간은 물론 학급 친구들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지속적으로 오고 있었던 것이다. 성격이 꽤나 소극적이었던 이 아이는 급기야 자신감이 떨어지고 위축되어 점점 더 아이들의 무리에 쉬이 섞이지 못하고 겉돌게 되었던 것이다. 누구나 영어는 서툴다. 하지만 서툰 영어를 어떻게 사용해보느냐에 따라 유학생활을 마치는 아이들의 결과에서 큰 폭으로 차이가 나곤 한다. 아이를 주시하고 있던 학교 담임선생님과 ESOL(유학생을 위한 교내 영어수업) 담당 선생님의 전화로 이 아이를 위한 미팅이 시작되었고 거기서 얻은 결론을 나눠보고자 한다.

1.자신감으로 똘똘뭉쳐 한 단어 내뱉기

영어가 틀려도 내 의사를 표현하려고 노력해야 다른 언어를 쓰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 물론 성격차이가 있겠지만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아이들 중에 영어가 쉬운 아이들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아이들이 처음 말하기를 할 때 자신감을 갖을 수 있도록 토닥여주고 격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이 없어 한 단어 내뱉기를 두려워하는 날들이 반복되면 친구들과 거리가 생기고 멀어져 이것들은 사춘기를 겪는 조금은 예민한 아이들의 생활에서 예상치 못한 행동들이 결과로 나올 수 있다. 그렇다면 자신감을 어떻게 갖느냐? 사실 딱히 방법이 없다. Give it a go. 그냥 해봐라. 한번 해봐라. 단어를 말하던 문장을 말하던 말해야 그것이 틀렸는지 맞았는지 안다. 한마디 뱉어놓고 그것을 상대방이 이해하여 대답을 해주는 재미를 느껴야 다음 단계를 밟아 나갈 수 있다. 단어라도 뱉어야 그 단어가 틀렸는지 맞았는지 누군가가 바로 잡아주기도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 학교에서는 친구들 가장 좋은 영어선생님이다. 서로 의사소통 하려 서로의 눈을 보고 노력하기 시작하면 눈으로도 손으로도 다 뜻은 통하기 마련. 그러면서 배운다. 엄청 많은 자신감으로 똘똘뭉쳐 고작 한 단어라도 내뱉기부터 시작하길 권해본다.

2. 행동으로 존중하자 

또래관계에 있어 언어적인 소통이 중요하긴 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를 표현하는 부분은 여러 가지가 있다. 친구를 사귐에 어려움은 단지 언어적 문제만이 아니라 저 사람이 나를 존중하는 태도를 갖고있는지 보여주는가가 중요하기에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존중하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다른 언어를 쓰는 친구라도 다른 색의 눈을 쓰는 친구라도 먼저 호감을 갖고 다가와주지 않을까 싶다. 웃는 얼굴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겠다.

3. 흥미꺼리를 찾자 

학교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할만한 것들을 발견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원치 않게 언어의 문제로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라도 더욱 관심을 갖고 할수 있는 것을 찾아 참여할수 있는 방법을 찾는게 중요하다. 좋은 예로 스포츠나 음악등의 활동이 대표적이다. 위 사례에서 나온 학생의 경우도 한국에서부터 스포츠에 관심이 많고 재능도 많아 참여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갖고 영어에도 꾸준히 도전하게 되었다.

4. 부모의 관심

부모에게도 힘든 타지생활일 수 있지만 아이들을 위해 이역만리 타지까지 날아왔다면 아이들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 혼자 유학을 보낸 부모라면 꾸준한 상호작용을 통해 오늘 무슨 프로그램이 있는 날이였는지, 재미는 있었는지, 무슨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누구와 함께 했는지 등등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관심을 갖아준다면 부모와 나의 결속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도 되고 오히려 기분좋은 사춘기를 보낼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부모님들께 이야기를 하게되고 아이가 점차 학교생활에 더 관심을 갖게되는 좋은 포인트가 될 것이다.

유종필 뉴질랜드 비전유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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