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손보사 4조6000억원·생보사 3조4000억원 순익 기록
생보사 '위기설' 꾸준히 제기…주력 상품 판매에 어려움 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국내 보험사 54곳(생명보험사 24개사, 손해보험사 31개사)의 상반기 순익 규모가 8조원대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5대 금융지주 전체 실적과 맞먹는 수준이다.  보험업계가 역대급 호황기를 누리고 있으나, 정작 생보사들의 경우 손보사들과 순익 격차 확대에 따른 고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험사 전체 순익은 8조원대로 집계됐다. 2022년 기록한 순익 9조 1800억원과 비교, 반년 만에 전년도 순익의 90%가량을 달성한 것이다. 

업종 별로 살펴보면 상반기 손보 순익이 약 4조6000억원, 생보 순익은 약 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손·생보 모두 전년 대비 순익이 늘었는데, 두 업종간 손익 격차 또한 2021년 손보가 생보 손익을 역전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20년 손·생보 순익은 손보 2조 6187억원 생보 3조 4513억원으로 생보가 8000억원 가량 더 많았으나, 코로나가 본격화된 2021년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 영향으로 손보 손익이 생보를 처음으로 역전했다.

2021년 당시 손보 순익이 생보 대비 3845억원 더 많았던 것으로 그 격차는 지난해 1조7691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올해는 반년 만에 손보가 생보를 1조2000억원 가량 앞서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올 상반기의 경우 생보를 넘어 국내 보험업계를 대표해 온 삼성생명 반기 순익이 삼성화재에 밀리며 생보업계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삼성생명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5% 늘어나 9742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달성했지만 삼성화재에는 뒤쳐졌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4% 성장한 1조21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외 손보사들의 상반기 순익을 살펴보면 ▲삼성화재 1조2151억원 ▲DB손해보험 9181억원 ▲메리츠화재 8390억원 ▲현대해상 5780억원 ▲KB손해보험 5252억원 ▲한화손해보험 1837억원 ▲NH농협손해보험 1413억원 ▲롯데손해보험 1129억원 순이었다.

생보사는 ▲삼성생명 9742억원 ▲한화생명 7037억원 ▲교보생명 6715억원 ▲신한라이프 3117억원 ▲미래에셋생명 1479억원 ▲동양생명 1867억원 ▲NH농협생명 1415억원 등이다.

손보사와 위상이 뒤바뀌고 있는 생보업계의 위기의 근본은 한국 사회 고령화·저출산이 첫손에 꼽히며 향후 더욱 가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상태인 상황에서 손보와 달리 생보로의 추가적인 가입자 유입 요인이 작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기보험 상품 가입자인 노인 세대는 생보사가 취급하는 새로운 저축성보험이나 보장성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새로운 고객층이 돼야 할 청년층에서 1인가구가 늘면서 생보사의 주력 상품인 사망보험 등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아울러 생명보험의 해지도 늘고 있다. 생명보험 해지환급금은 ▲2021년 26조원 ▲2022년 40조원으로 추정된다.

생보와 달리 손보에선 실손보험·자동차보험·화재보험·펫보험·여행보험 등 다양한 연령층의 필요를 충족하는 상품을 개발 판매하며, 시장을 유지 확대해 나가고 있다. 

아울러 손보사에 더 유리하다 평가 받는 새 회계제도(IFRS17)의 도입 또한 손보와 생보 실적 격차를 더욱 벌이는데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일련의 위기 상황 관련 한 생보사 관계자는 "생명보험업계가 어렵다는 이야기는 계속 나오던 얘기"라며 "생보사가 어려운 상황에 쳐했다는 것이 이제 구체적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생보업계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내놓지 못하면 앞으로 더 힘들어 질 것"이라고 우려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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