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향, 초연 이어 재연까지 프리다 칼로役 완벽 소화
'프리다', 프리다 칼로의 인생스토리 담은 쇼 뮤지컬

배우 '김소향'이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무실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EMK엔터테인먼트
배우 김소향이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무실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EMK엔터테인먼트

지난 초연 당시 감성을 자극하는 깊이 있는 연기와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프리다 그 자체'라는 극찬을 받으며 프리다 칼로의 삶과 예술 세계를 오롯이 담아낸 배우 김소향이 뮤지컬 '프리다'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뮤지컬 '프리다'는 소아마비와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교통사고를 겪고 평생 후유증 속에 살면서도 자신의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키며 삶의 환희를 잃지 않았던 '프리다 칼로'의 마지막 생애를 액자 형식으로 풀어낸 쇼 뮤지컬이다.

김소향이 맡은 배역인 프리다 칼로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 '더 라스트 나이트 쇼' 게스트로 출연해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있었던 이야기와 만났던 인물들을 미스터리하게 풀어내며 레플레하, 데스티노, 메모리아와 함께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김소향은 뮤지컬 '프리다'의 개발단계부터 재연까지 참여한 원년 멤버로서 열정의 예술가 프리다 칼로의 생 마지막, 인생에 대한 환희를 펼쳐낼 '프리다'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완벽함 뒤에는 밤잠 못 이루며 캐릭터를 연구했던 그녀의 노력이 있었을 터.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EMK뮤지컬컴퍼니 사무실에서 그녀를 만나 뮤지컬 '프리다'를 연기하기까지의 고민과 작품 분석에 대해 들어봤다.

◆ 2021년부터 시작해서 매년 뮤지컬 '프리다'에 참가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 프리다 칼로를 정말 좋아하는 팬이다. 심지어 프리다 칼로의 그림이 집에 걸려있다. 매일 프리다 칼로를 보면서 사는 사람으로써 프리다 칼로의 아픔이 낯설지 않았다. 프리다 칼로를 잘 이해하고 표현하다 보니 공연을 하면서 즐거움을 많이 느꼈다. 매일 공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힘든 인생 속에서 희망을 그리는 추정화 연출가의 연출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배우들과 만나면 프리다 공연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제 프리다 칼로는 삶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 프리다 칼로의 삶을 어떻게 해석했나?

- 프리다 칼로는 멋진 투쟁가라고 생각한다. 내가 프리다 칼로를 사랑하게 된 이유는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리다 칼로를 연기하고 있으면 프리다 칼로의 고통이 관객들에게 전달되는 것이 좋았다. 고통 속에서도 인생은 너무나 찬란하다고 말하는 그녀의 용기가 멋있어 보였다.

이러한 프리다 칼로의 용기를 관객들에게 잘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프리다 칼로는 나와 닮은 부분이 많다. 그래서 더욱 완벽하게 프리다 칼로를 연기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괴로움을 겪는 역할임에도 그녀를 연기하고 있으면 괴롭기보다 오히려 행복감을 느낀다.

공연을 하고 있으면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이여! 만세!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라고 외치고 죽는 장면이 있다. 이후 쏟아지는 관객들의 박수를 들으면 소름이 돋으면서 오늘 하루 정말 잘 살았다는 생각이 든다. 프리다 칼로처럼 활활 타오르는 인생을 살고 싶다.

◆ 프리다 칼로는 유난히 고난이 많았던 인물이다. 김소향에게도 고난이 있었나?

- 미국에서 5년 정도 유학을 했었는데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었다. 일단 언어의 장벽때문에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맡은 역할을 잘 소화해내지 못했다. 오디션을 봐도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 수많은 탈락을 경험했다.

무대에 너무나도 서고 싶었지만 서지 못했던 그 시절, 집 밖에 나가지 않고 18시간 동안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이러다 내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지금은 그런 힘든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프리다 칼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항상 공연에 대한 감사함이 크다.

◆ 공연을 하면 감정적인 에너지 소모가 클 것이라 생각된다. 다시 공연을 할 수 있게 에너지를 회복하는 김소향 배우만의 노하우가 있나?

- 잠을 많이 자고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내향적인 성격이라 집에서 조용히 음악 듣는 걸 좋아한다. 그러나 공연할 때만큼은 응축해놨던 에너지를 다 쏟아붓는다. 체력관리를 위해 김병진 안무가의 조언대로 매일 토마토를 갈아마신다. 영양제에서 느낄 수 없었던 힘이 생긴달까? (웃음) 공연을 하면 오히려 힘이 샘솟는다. 웃고 우는 관객의 표정을 보면서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다.

◆ '프리다'는 관객들이 극에 참여하는 장면이 많다. 관객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가?

- 뮤지컬 '프리다'에는 애드리브로 욕을 하는 장면이 있다. 이번 공연에는 연출가와 상의를 해서 욕을 할 때 삐소리가 나오게끔 장면을 바꿨다. 웃음을 끌어내기 위해 삐소리가 나오기 전에 미리 욕을 한다거나 스페인어로 욕을 했더니 관객들이 박장대소했다.

그리고 춤을 추는 장면에서 같이 춤을 추는 관객들이 많아졌다. 어떤 관객은 무대 위에 거의 몸을 걸치다시피 올라와 춤을 추길래 저희 춤춰야한다고 올라오시면 안된다고 농담 삼아 공연 중에 말한 적도 있다.

◆ '프리다'에서 가장 합이 잘 맞는 배우가 있는가?

- 모든 배역과 합이 잘 맞지만 레플레하 배역과의 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수미는 탭댄스가 강점이고 리사는 끼가 넘친다. 스테파니는 노래를 정말 잘한다. 세 배우는 후배들이 본받았으면 할 정도로 실력이 좋다.

◆ '프리다'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넘버는?

- '코르셋'이다. 처음 듣자마자 눈물이 흘렀다. 레플레하의 넘버인 '넌 다리 따위 없어도 돼 날개가 돋을 테니'라는 부분도 좋아한다. 전수미, 리사, 스테파니가 노래하는 걸 듣고 있으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좋다.

◆ '프리다'에는 프리다 칼로 배역을 맡은 배우가 세 명이다. 프리다 칼로를 연기하는 김소향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캐릭터와의 교집합을 만들어내려고 노력하는 게 저의 강점이다. 카리스마를 내뿜는 역할과 너무 즐겁기만 한 역할은 나와 맞지 않다. 지금까지 연기한 인물들을 살펴봤을 때 사람들을 위로하고 공감을 끌어내는 역할을 잘 소화해냈었다.

이번에 연기한 프리다 칼로도 아픔과 희망을 동시에 얘기하며 관객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역할이다. 내가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 '프리다'를 관람할 예정인 관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 뮤지컬 '프리다'처럼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극이 요즘 많이 생겨나는 것 같다. '프리다'는 당신의 인생은 아름답다고 얘기하는 좋은 공연이니 많은 분들이 관람했으면 한다. 혼자 하는 인생찬양보다는 다 함께 인생찬양을 하는 이곳에 와서 같이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를 외쳤으면 좋겠다.

배우 김소향이 참여하는 뮤지컬 '프리다'는 10월 15일까지 서울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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