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책에 매워진 평화 리본. 사진=뉴시스 
철책에 매워진 평화 리본. 사진=뉴시스 

1945년 8월 15일 일본제국의 항복으로 제2차 세계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끝나고, 이날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나 해방을 맞이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광복군은 연합군의 일원으로서 조국의 독립을 위한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 상태였다. 이에 우리 임시정부는 전승국 미국과 소련의 인정을 받지 못했고, 한반도 남과 북에는 미국과 소련의 군대가 상륙하며 우리나라는 강대국에 의해 강제로 분단되는 비극이 시작됐다. 

'삼각산이 더덩실 춤을 추고 한강물이 힘차게 용솟음치는' 해방의 그 날, 한반도가 갑자기 38선 남과 북으로 분단되는 날이 될 줄을 누가 알았겠는가? 그 이후 온 세계가 자유진영과 공산진영 두 적대 세력으로 나뉘어 동서냉전으로 치닫게 되면서 우리 한반도는 6.25전쟁의 참상까지 겪어야 했다. 그리고 우리는 70년이 넘도록 통일의 염원을 끊임없이 노래하면서도 아직도 남북통일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제 우리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세계 어느 나라든지 자유로이 방문할 수 있고, 세계 모든 나라 사람들이 우리 한국을 찾아올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도 오직 한반도의 휴전선 이북 지역만이 우리에게 유일하게 금단의 땅으로 남아 있으니, 얼마나 불행하고 부끄러운 일인가? 그러므로 우리 민족에게는 남북통일의 그 날이 와야 비로소 진정한 광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다음은 북향민 청년 임서연 님의 글이다. 우리는 통일의 씨앗이 되기를 소망하는 젊은이의 간절한 열망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통일된 정부가 할 일에 대해 미리 구체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에게 통일국가를 운영할 구체적인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법, 경제,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그렇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북한 정권이 무너질 경우, 우리는 또다시 외세에 우리의 땅을 빼앗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통일을 준비해서 강대국들도 우리의 통일 문제에 공감하고 협력할 수 있게 하는 탁월한 외교가 필요합니다.

이 일을 위해서 해외에 있는 우리 교포들도 모두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통일은 국내에 있는 우리끼리만 해서는 결코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입니다. 해외에 있는 교포들을 단순히 외국인 취급하지 말아야 합니다. 해외와 국내의 모든 힘을 모으는 통일운동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한반도의 남과 북이 70여년간의 분단으로 세대가 바뀌고 통일의식이 약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젊은 세대는 우울감에 빠져 자살률이 높고, 최근 몇 년 사이 마약과 온갖 범죄로 사회가 어지럽습니다. 어쩌면 국가의 변화를 요구하는 사인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변화가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는 통일이라는 역사적인 과제가 있습니다. 그 길이 우리 남북이 함께 사는 길입니다. 이제 남한도 성장할 만큼 성장해 더 나아갈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세대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길을 몰라 방황하는 새로운 세대에게 진실한 가이드가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우리나라가 이제 고소득 국가가 되어 온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의 통일이 없이는 우리 민족은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없다.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인 독일이 평화로운 통일을 이루었는데, 우리 민족에게도 평화통일의 길이 열리지 않겠는가? 김병영 선생은 요즘과 같이 통일에 대한 회의론이 우세할 때, 소명의 정치인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일의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호소한다. 조국의 통일이 소명인 지도자는 통일에 대한 단순한 믿음뿐만 아니라 국제정세에 대한 폭넓은 안목과 통찰력을 갖추고, 우리 민족의 진정한 광복, 남북의 통일에 이바지할 수 있지 않겠는가?

/ 유원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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