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9월 금리 동결했지만…11월 회의서 인상 가능성 제기
한·미 금리 역전 폭↑…한은, 10월 금통위서 금리 인상 고심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9.21. 사진=뉴시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왼쪽부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09.21.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낮은 실업률 등 경기에 대한 자신감으로 고금리 기조 유지 및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한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 연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 시사…'고금리 시대' 들어서나?

연준은 지난 20일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준 금리를 현 5.25∼5.50% 범위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이에 따라 한국(기준금리 3.50%)과 미국의 금리 차이도 최대 2.00%포인트를 유지했다.

연준은 "우리는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해 왔고 작년 초부터 금리를 총 5.25%포인트 올렸다"며 "긴축정책의 효과를 지켜보기 위해 위원회는 이달 기준 금리를 동결하고 양적긴축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무엇보다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연준은 "최근 지표상 경제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확장돼 왔고, 일자리 창출은 여전히 견조하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오는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을 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연준은 "적절하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는 금리를 추가로 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확신이 들 때까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제약적인 상태를 유지해야한다"라고 부연했다.

나아가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폭을 100bp(1bp=0.01%)에서 50bp로 축소하기로 하면서, 내년 역시 5% 대 금리가 유지 될 전망이다. 이에 저금리 잔치가 끝나고, 고금리 시대 고착화에 들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연준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매파적인 발언을 하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정부와 한국은행은 각별한 경계심을 갖고 빈틈없는 공조하에 긴밀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포디움에서 '2023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06.19.  사진=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포디움에서 '2023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23.06.19. 사진=뉴시스

◆ 한·미 금리차 사상 최대치 경신하나…한은, 금리 인상 결단 내릴까?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과 최소 내년 까지 이어질 고금리 기조에 한국은행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미국이 오는 11월 금리를 인상할 경우, 한·미 금리 역전 폭이 2.25%포인트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다음달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한다. 일각에서는 한은이 한·미 금리차를 고려했을 때, 금리 인상 결단을 내려야 하는 때가 왔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미국을 따라 금리를 올리게 되면 기업과 가계에 상당한 부담이 되면서 한국 경제가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높은 금리가 상당기간 오래 가게 되면 (우리 통화정책은)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창용 총재가 미국의 금리 결정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금융권은 10월 금통위 결정을 섣부르게 예단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편 고금리 장기화 기조가 점차 굳어지면서 차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은행권 대출금리가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변동형 금리는 연 4.17~7.099%로 집계됐다.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연 3.90~6.469%다. 변동금리의 상단이 7%, 고정금리 하단이 4%를 기록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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