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BC·롯데카드 CEO, 올해 말·내년 초 임기 만료
실적 부진에 배임 까지…CEO 교체로 변화 도모 가능성

사진=KB국민카드
사진=KB국민카드

[월요신문=고서령 기자]올해 말과 내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둔 카드사 CEO들의 향후 거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어려운 업황에 실적 부진을 겪은 카드사들의 하반기 전망도 암울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카드사 CEO 물갈이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창권 KB국민카드, 최원석 BC카드 사장의 임기는 올해 말 까지며,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카드 업계는 지난 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카드사들이 CEO 교체 등을 통해 변화를 도모하고,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지난해 초 취임한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의 거취가 가장 먼저 결정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11월 KB금융그룹 신임 회장이 취임하는 만큼 계열사 사장들의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적 부진이 CEO 교체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KB국민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786억원으로, 전년 4189억원보다 9.6% 감소했는데, 연간 순익이 줄어든 것은 5년 새 처음이다.

또 올해 상반기 순익 역시 1929억원으로 전년 동기(2457억원) 대비 21.5% 감소했다. 게다가 애플페이를 앞세운 현대카드 회원 수가 KB국민카드를 앞지르는 등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만 이창권 사장의 업적을 무시할 수 없다는 업계 평가도 나온다. 이 사장 취임 후인 지난해 10월 KB국민카드가 선보인 'KB Pay'의 가입자가 올 상반기 기준 1000만명을 돌파하고, 월간활성 이용자 수(MAU)는 7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한 KB국민카드의 해외법인은 4곳(인도네시아, 태국, 캄보디아 2곳)이 순익 61억원을 기록하며 신한카드 다음으로 높은 성적을 기록하는 등 연임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 사장과 마찬가지로 올해 임기가 끝나는 최원석 BC카드 사장 임기는 12월 31일까지다. 4분기가 시작된 만큼 늦어도 12월 초에는 거취 문제가 결정 날 것으로 예상된다. BC카드의 실적도 부진하긴 마찬가지다. 올 상반기 순익은 2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0% 넘게 감소했다.

특히 BC카드의 모기업인 KT에 김영섭 신임 대표가 취임하면서 최원석 사장의 거취가 더욱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최 사장은 구현모 전 KT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물인 만큼, 김영섭 KT 대표의 취임과 함께 최 사장이 자연스레 물러나지 않겠냐는 전망이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조좌진 롯데카드 사장은 재신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먼저 롯데카드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72% 증가해 306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순익 증가는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인한 처분 이익이 반영됐다.

조 사장 취임 후 롯데카드의 실적은 성장세다. 조 대표 취임 후인 ▲2020년 순익은 983억원으로 이는 조 대표 취임 전인 2019년(694억원) 대비 42% 성장한 규모다. 이어 ▲2021년 순익 2225억원 ▲2022년 순익 2743억원 등을 달성했다.

변수는 롯데카드 직원 배임 사고다. 지난달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카드 마케팅팀 직원 2명은 약 3년에 걸쳐 105억원 가량을 업무상 배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마케팅팀 직원은 105억원 가운데 66억원을 부동산 개발 투자 등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지난 3년 동안 내부통제가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조 사장 연임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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