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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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김민정 기자]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최대 폭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경유 등 가격 하락폭이 줄었고 폭염과 태풍 등으로 사과 등 신선과실 물가는 상승한 영향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2.99(2020=100)로 1년 전보다 3.7% 올랐다. 지난 4월(3.7%)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8월(5.7%)부터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3%대를 기록 중이다.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된 이유는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한 석유류 하락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9% 하락했는데, 이는 지난 7월(-25.9%), 8월(-11.0%) 대비 가장 낮은 하락 폭이다. 올 8월(-11.0%)과 비교해도 하락 폭은 대폭 축소된 모습이다.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석유류 기여도는 -0.25%포인트(p)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통계심의관은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지난달(-11.0%) 대비 석유류 하락폭이 둔화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물가 상승세도 폭이 확대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4.6%, 2.9%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3.7% 올랐다. 특히 농산물 가격은 7.2% 상승하며, 작년 10월(7.3%) 이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가격이 상승한 품목은 사과(54.8%), 쌀(14.5%), 토마토(30.0%), 복숭아(40.4%), 고구마(16.4%) 등이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6.4% 올랐다. 이는 지난 3월(7.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신선과실이 24.4% 상승하면서 2020년 10월에 25.6%를 기록한 이후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4.4% 상승했다. 상승폭은 지난 3월(4.4%) 이후 가장 컸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3.8%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지난달과 같은 3.3% 상승했다.

김 심의관은 "국제유가는 여태까지 상승된 부분이 10월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유가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전망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서비스물가는 전반적으로 안정되는 흐름 보이고 있고 국제유가에 따라서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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