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라이프, KB골든라이프케어 인수…요양사업 본격 진출
신한라이프·NH농협생명, 진출 검토…규제 완화 등 필요

[월요신문=고서령 기자]이미 국내 시장 과포화 상태인 생명보험업계는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로 보험 가입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새로운 성장 동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KB라이프생명이 요양산업 진출을 공식화하면서 요양사업이 생보업계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지난 4일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는 KB골든라이프케어의 자회사 편입을 기념해 KB골든라이프케어 본사와 서초빌리지를 방문했다. 이날 KB라이프는 '오늘을 위한 금융, 내일을 위한 라이프케어' 슬로건을 공표하고, 프리미엄 시니어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선언했다.

지난 2016년 KB손해보험이 설립한 KB골든라이프케어는 도심형 프리미엄 라이프케어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빌리지(노인요양시설)와 케어센터(주·야간보호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엔 주·야간 보호시설 강동케어센터를 최초로 개소했고, 2019년과 2021년에는 각각 도심형 요양시설 위례빌리지와 서초빌리지를 열었다.

KB라이프는 이번 요양사업 진출을 계기로 시니어 라이프케어 서비스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고객의 노후를 대비하는 생명보험업과 요양사업을 연계해 기존 보험사들이 제공하지 못한 새로운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KB라이프는 오는 12월 노인주택 서비스 확장을 위해 평창카운티를 개소하고, 2025년에는 요양시설인 은평빌리지(가칭), 광교빌리지(가칭), 강동빌리지(가칭) 등을 차례로 개소하는 등 요양사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이처럼 KB라이프가 요양사업에 뛰어들면서 생보업계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가 탄생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KB라이프가 다른 생보사의 요양사업 진출에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와 NH농협생명은 요양사업 진출을 위해 TF팀을 꾸리고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라이프는 지난 2월 자회사 신한금융플러스에 요양사업부문을 신설하고, 요양시설 건립 부지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KB라이프의 요양사업 모델을 참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NH농협생명 역시 지난 2월부터 요양사업 TF를 운영했으며, 올 하반기 TF를 통해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요양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생보업계가 요양사업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기 어려운 금융 규제들이 있어 금융당국의 정책적 도움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일본은 보험사들의 요양사업 진출이 이미 활발한 상태로, 한국에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일본 보험사의 요양업 진출 동향과 대응 방향'에 따르며 일본의 대형 보험사들은 초고령화에 대응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노인 요양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특히 솜포(損保)홀딩스는 주요 요양 사업자 인수 및 자회사 통합을 통해 2016년 업계 2위 규모의 '솜

포케어'를 설립, 시설요양뿐 아니라 재택요양 등 종합적인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솜포케어는 간병에서 나아가 식생활 어드바이스, 취미활동 지원, 사회교류 촉진 등 60여가지 서비스를 제공해 빠른 속도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

리포트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요양사업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높은 초기 투자 비용, 불확실한 수익성 등으로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때문에 정부의 '요양시설의 건물과 토지 소유' 등과 같은 규제 완화와 접근이 용이한 도심 내 시설 공급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히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의 요양사업 진출은 아직 걸음마를 떼지도 않은 단계"라면서도 "KB라이프생명이 본격적으로 요양사업을 추진해 성과를 보이면, 다른 생보사들의 요양사업 진출에 속도감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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