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군에 위치, 2023년 바다예술제도 개최

[월요신문=윤성희 기자]가끔 머릿속을 비우고 싶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곳인 일광해수욕장은 부산 기장군에 위치해 있다. 동그란 해안선을 따라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는 일광해수욕장은 부산에서 잘 알려진 해운대나 광안리의 바다와는 다른 고즈넉하지만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매력을 가진 곳이라 표현할 수 있다. 

일광해수욕장 전경
일광해수욕장 전경

2023년 10월 14일부터 11월 19일까지 바다미술제가 열리고 있어서 일광해수욕장의 해안선을 따라 곳곳에서 여러 나라의 작가들이 만든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편안함이 느껴지는 잔잔한 바닷길을 따라 걸으면서 드문드문 설치되어 있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2023바다미술제
2023바다미술제

2023바다미술제의 주제인, "깜빡이는 해안, 상상하는 바다 (Flickering Shores, Sea Imaginaries)"에 맞춰 전시를 기획한 이리니 파파디미트리우 감독은 바다와 인간의 관계에 대해 재고하고, 해안의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동시에 언급하며 바다와 해양 환경에 관여하기 위한 대안적인 틀과 비전의 모색을 위해 마련된 전시회라고 언급하며 이 전시를 통해 인간이 바다의 일부임을 기억하며 새로운 관계를 탐색하고 협력하기 위한 공간임을 강조했다. 

2023바다미술제 가이드북
2023바다미술제 가이드북

전 세계 20개국 31팀이 함께 준비한 42점의 현대미술 작품들이 일광해수욕장이 시작되는 곳부터 끝나는 곳까지 전시되어 있고 해변가 바로 앞에 위치한 일부 실내 공간에서도 전시와 체험이 진행된다. 곳곳에 비치되어 있는 가이드북을 통해 바다미술제에 대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2023바다미술제 안내지도
2023바다미술제 안내지도

바다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눈에 띄었던 작품이자 방문객들의 포토존이 된 손몽주 작가의 '일광스윙'은 부산 및 일광에서 수집한 오브제로 이루어진 거대한 노란색의 스윙에 앉아 파도의 움직임을 함께 느끼며 인생샷을 남길수 있는 작품이다. 

손몽주 작가의 일광스윙 작품
손몽주 작가의 일광스윙 작품

표지판 시리즈 중의 하나인 제이알 카펜터와 토모 키하라의 작품, <이것은 좋은 사인이 아니다>는 과거와 달라진 현재의 바다의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간단 하지만 심오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토모히카라의 작품, 이것은 좋은 사인이 아니다
토모히카라의 작품, 이것은 좋은 사인이 아니다

일광해수욕장만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데크 산책로에 설치된 아리 바유아지의 <파도의흔적>은 인도네시아 발리와 부산 해안에서 발견된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플라스틱을 인간과 동일시 여겨 바다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기 위한 질문을 던진다. 

아리바유아지의 작품, 파도의 흔적
아리바유아지의 작품, 파도의 흔적

이외에도 전시된 모든 작품들이 바다와 인간 그리고 환경 더 나아가 공존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직면하게 하며 영감을 불러 일으키게 해 보는 이로 하여금 그동안 바라보던 바다와는 다른 바다의 의미에 대해 되새기는 시간을 가지게 한다. 

게리 젝시 장의 작품, 오션 브리핑
게리 젝시 장의 작품, 오션 브리핑
로베르티나 세브야닉의 작품, 해일의 속삭임: 부산의 해양 이야기
로베르티나 세브야닉의 작품, 해일의 속삭임: 부산의 해양 이야기

일광해수욕장 근처에는 여느 해변과 같이 관광객들이 즐길만한 맛집과 카페가 즐비해 있다. 바다를 배경으로 전시된 작품들을 관람하며 걷다보면 해변 중간쯤 카페와 식당 사이에 2023바다미술제 실험실이 위치해 있다. 낡은 흰 건물에 써있는 실험실이라는 단어가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문을 열고 들어간 실험실은 예술적이고 창조적인 공간임이 분명했다. 

2023바다미술제 실험실
2023바다미술제 실험실

실험실과 또 다른 곳에 위치한 실내전시장들 내부에서는 작품전시와 함께 워크숍, 아티스트 토크, 체험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되며 바다의 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나보는 스크리닝 프로그램도 진행중이다. 독특하고 특별한 창의적인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져 있어 즐겁고 유익하지만 영감을 남기는 경험으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실내전시장2 신당 옆 창고
실내전시장2 신당 옆 창고

2023바다미술제는 필자로 하여금 환경문제에 대한 불안의 시대에 살아가는 인간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는 바다와 함께 공존하며 미래를 살아가는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전시회였다. 소박하지만 조용한 그리고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일광해수욕장은 2023바다미술제를 가장 잘 담아 낼 수 있는 완벽한 곳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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