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곽민구 기자]최근 MMORPG 일색이던 국내 게임 업계가 변화하고 있다. 모바일 또는 모바일·PC 크로스 플랫폼 게임만 나오던 흐름에서 콘솔 게임도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이 같은 트렌드에 한국 시장을 책임지고 있는 3N(넥슨·넷마블·엔씨)이 합류하면서 건강한 국내 게임 업계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중이다. 여전히 부정적인 시선이 가득하지만, 게이머들의 색안경도 조금이나마 벗겨지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넥슨이 먼저 이끌었다. 지난 6월 28일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를 출시하면서 성공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출시 1일 만에 스팀 내 유가 게임 기준 글로벌 판매 1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넥슨 패키지 게임 사상 처음으로 100만 장을 돌파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달 12일 2023 하반기 이달의 우수 게임 일반 게임(프런티어) 부문에 데이브 더 다이버를 선정했다. 넥슨은 퍼스트 디센던트, 베일드 엑스퍼트 등 4종의 슈팅 게임을 개발하는 등 장르 다변화에도 집중하는 중이다.

게임 업계 및 게이머들은 넥슨을 3N에서 제외하고 1N이라고 부르는 등 차별화된 게임사로 일컫는다. 리니지 라이크 일색에 지쳤던 게이머들이 넥슨의 노력을 인정하는 것이다. 국내 게임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게임사가 넥슨인 것이다.

네오위즈는 넥슨과 함께 국내 게임 생태계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달 글로벌 출시한 P의 거짓은 고전 '피노키오'를 잔혹 동화로 각색한 세계관, 19세기 말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한 그래픽 등으로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출시 전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인 '게임스컴 2022'에서 3관왕을 차지한 바 있으며, 해외 평론 사이트 메타크리틱과 오픈크리틱에서 비평가 점수 각각 82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기준 스팀, 플레이스테이션(PS) 4·5, 엑스박스(Xbox)에서 디지털 및 콘솔 패키지 판매량을 취합한 결과 P의 거짓 글로벌 판매량은 100만 장을 돌파했다. 북미·유럽·일본 등 해외 판매량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콘솔 불모지인 한국에서 해외가 인정하는 콘솔 게임이 나온 것이다.

넷마블은 최근 방치형 RPG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흥행시켰다. 호실적이 어려운 장르임에도 꾸준히 매출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MMORPG가 아니더라도 모바일 게임으로서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리니지를 서비스하고 있는 엔씨는 최근 퍼즐 게임 퍼즈업 아미토이(PUZZUP AMITOI)가 호평을 받으면서 이미지 변신에 한발 다가갔다. 물론 이 같은 노력에도 여전히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게이머들이 많다.

엔씨는 리니지 이미지를 벗기 위해 노력 중이다. 리니지와 비슷하다는 등 비판적인 의견이 가득하지만 쓰론 앤 리버티(THRONE AND LIBERTY, TL)에 사활을 건 이유다. 성패는 출시 이후 나오겠지만 리니지 라이크를 벗어나겠다는 의지가 있다.

올해 들어 국내 게임사들이 리니지 라이크 일색을 탈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직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는 부족하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인식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고 있음은 분명하다. 지금처럼 다양한 게임이 나오면 건강한 게임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고, 이는 끝내 호실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나의 게임으로 많은 돈을 버는 것보다는 좋은 게임들을 출시해 이름을 먼저 알리고(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고) 향후 장기적인 수익을 거둘 계획이다." 이는 모든 게이머들이 바라는 게임사의 행보 및 마인드가 아닐까 한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