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고서령 기자]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오는 11월 퇴임을 앞두고 있다. 2014년 처음 회장 직에 오른 이후 연달아 3연임에 성공하며 KB금융을 이끌어온 그에게는 '성공신화' 등의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윤 회장 재임 동안 KB금융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리딩금융' 자리에 오르는 등 그야말로 전성기를 맞았다. 때문에 차기 회장 선임에서 윤 회장이 4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게다가 윤 회장 재임 마지막 해인 올해 KB금융은 상반기에만 3조원 가까운 이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다른 금융지주들을 압도했다.

지난 9월 마련된 기자 간담회에서 "노란색 외에 다른 색깔의 넥타이를 해본 적이 없다. 노란색 피가 흐르는 것 아니냐는 농담도 있었다"라고 말하는 윤 회장에게서 KB금융에 대한 진심어린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졌다.

내부적 혼란을 겪던 KB금융의 구원투수로 등장해 이렇게 KB금융의 영광을 업고 퇴장하는 윤 회장은 이제 양종희 차기 회장에게 바톤을 넘긴다.

'포스트 윤종규'로 불리는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은 윤 회장이 지주 부사장에 있을 때부터 함께 손발을 맞춰온 것으로 알려졌다. 양 부회장은 윤 회장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신임을 받아왔으며 철저한 검증을 거친 만큼 KB금융 후계자 육성 당시 가장 주목받은 것으로도 전해졌다.

때문에 곧 차기 회장 자리에 오르는 양 부회장은 범인이 감히 예상하기 힘들만큼 막중한 부담을 느낄 것이다.

양 부회장은 대내외적으로 혼란한 경제 상황에서 리딩금융 자리를 지켜야 하는 것은 물론, 부진한 해외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디지털 전환기를 맞이한 새로운 금융 환경을 선도해야 한다.

그럼에도 현재로선 양 부회장에 대한 걱정보다 기대감이 더 크다. KB금융을 사랑하고 아낀 윤 회장이 신임한 인물이라면 그 역시 노란 넥타이에 자부심을 가지고 KB금융을 훌륭하게 이끌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이번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은 모범적 경영승계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 않은가.

이제 윤 회장은 박수 받으며 KB금융을 떠난다. 양종희 차기 회장, 또 그 이후의 회장과 함께 KB금융은 새로운 역사를 쌓아갈 것이다. 시간이 흘러 누군가 "KB금융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 였나"라고 물어본다면 윤 회장이 재임했던 지난 10년이 거론될 수도 있겠지만, KB금융이 성공적이었던 지난 10년을 발판 삼아 나아간다면 영광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