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키리에' 포스터. 사진=국립정동극장
연극 '키리에' 포스터. 사진=국립정동극장

[월요신문=김지원 기자]국립정동극장의 2023 시즌 '창작ing' 사업의 아홉 번째 작품, 연극 '키리에'가 오는 11월 공개된다.

연극 '키리에'는 세상으로부터 내몰린 이들이 타인을 통해 기적적으로 삶을 다시 바라보고 살아갈 희망을 얻는 작품이다. 작품의 제목인 '키리에'는 카톨릭이나 성공회의 미사곡을 말하며 자비를 뜻하는 단어이자 종교적인 사랑을 의미한다. 

이번 무대는 과거 예술공간 혜화에서 진행된 낭독 공연을 발전시켜, 생명을 품는 공간으로서의 검은 숲을 더욱 명료하게 설정하고 인물들 간의 관계를 구체화시켜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이머시브 사운드를 활용해 무대와 관객석을 하나의 공간으로 묶어내 관객은 숲속의 작은 집에 함께 있는 듯한 감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이번 공연에는 이전에 예술공간 혜화의 낭독공연에 참여했던 최희진, 유은숙, 윤미경, 조어진이 다시 한번 무대에 오르며, 백성철이 새롭게 합류했다. '집'이라는 비인간적인 존재를 연기하는 최희진은 '집'이 된 에고이스트가 생명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섬세히 그리는 동시에 '집'을 찾아온 엠마(유은숙), 관수(백성철), 목련(조어진), 분재(윤미경)와의 관계성을 깊이 있게 선보인다. 

연극 '키리에'의 작가 장영은 "'키리에'는 기존의 삶으로부터 추방되고 내몰린 자들의 이야기다. 죽음을 위해 찾아간 타국, 기존의 언어와 경계 바깥으로 내몰려 한없이 약해진 에고(ego)들에게 찾아오는 탈존의 구원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나'라는 말(언어)이 깨져버린 자리에 가만히 스며 들어오거나 때때로 쳐들어오는 타자들을 통해, 기적처럼 변성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국립정동극장 대표 정성숙은 "'창작ing' 아홉 번째 작품으로 선보이는 연극 <키리에>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타인을 통해 희망을 얻고 연대하는 과정이 잘 담긴 작품이다"며 "관객들이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검은 숲에 들어온 한 개인이 돼 관객들 서로가 삶을 살아가는 희망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23년 국립정동극장의 '창작ing' 사업의 선정작 연극 '키리에'는 11월 30일부터 12월 11일까지 국립정동극장 세실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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