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까지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 전면 금지
이날 오전 코스피·코스닥지수 급등…주가상승 기대감↑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1.46포인트(1.33%) 오른 2399.80에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14.4원 낮아진 1308원으로, 코스닥지수는 12.44포인트(1.59%) 상승한 794.49에 거래를 시작했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11.06. 사진=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1.46포인트(1.33%) 오른 2399.80에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은 14.4원 낮아진 1308원으로, 코스닥지수는 12.44포인트(1.59%) 상승한 794.49에 거래를 시작했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3.11.06.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금융위원회가 내년 6월까지 공매도 전면 금지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주가하락의 주원인으로 지목하며 공매도 전면 금지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이번 결정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등 주식시장이 살아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5일 금융위원회는 정부서울청사에 '공매도 제도' 관련 브리핑을 열고 6일부터 내년 6월말까지 전체 상장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불법 공매도가 증권시장의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하고 시장 신뢰를 저하시키는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급증하는 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성과 함께, 관행화된 불법 무차입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금지하기로 의결했다"고 공매도 금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200, 코스닥150지수 350개 종목 및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 전 종목에 공매도가 금지된다. 국내에서 주식 공매도가 금지된 것은 이번에 4번째로 앞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폭락장 등 시기에 공매도가 한시적으로 금지된 바 있다.

공매도는 갖고 있지 않은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되갚는 방식으로 이익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주로 정보와 자금력 및 신용을 갖춘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활용하는 만큼,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꼽으며 이로 인한 피해를 제기해왔다.

이와 관련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부터 이달 2일까지 외국인의 공매도 누적 거래액은 107조6천300억원이다. 외국인이 전체 공매도 누적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9%에 달한다.

특히 최근 글로벌IB의 대규모 불법 무차입 공매도 사례가 적발되면서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 금지 여론이 더욱 거세진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외국계 투자은행 BNP파리바·HSBC의 560억원대 대규모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적발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BNP파리바 홍콩법인은 지난 2021년 9월부터 작년 5월까지 카카오 등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원의 무차입 공매도 주문을 제출했고, HSBC는 2021년 8월부터 12월까지 호텔신라 등 9개 종목에 대해 160억원 무차입 공매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는 이날 브리핑에서 "글로벌IB의 관행화된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 사례가 확인된 만큼 6일 출범하는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통해 글로벌IB를 전수조사 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적발될 경우 엄정히 제재하고 적극적으로 형사고발하는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함으로써 시장의 무차입 공매도 관행이 차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매도 금지 결정에 정부도 환영의 뜻을 전했다. 대통령실은 "자산시장 내 불법 공매도와 공매도를 이용한 시장 교란행위는 반드시 뿌리 뽑겠다는 각오"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공약으로 주식 공매도 감시 전담 조직 설치, 주가 조작에 준하는 형사처벌, 담보비율 등에 있어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설정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한 합리적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1400만 개인투자자들을 포함한 주식시장 모든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선 사후적 처벌을 넘어 사전적 차단을 위한 제도개선이 필수적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연이은 불법 공매도 적발로 투자자들의 불안이 극심한 만큼, 전수조사가 끝날 때까지 한시적 공매도 금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결정으로 코스피·코스닥지수가 급등하고, 코스닥 시장에선 프로그램 매수호가의 효력을 일시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20년 6월 16일 이후 약 3년여 만이다.

한편 공매도 금지 결정으로 외국인이 투자지표로 사용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은 미뤄지게 됐다. MSCI는 편입 요건으로 공매도 전면 재개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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