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영, "이번 시즌이 마지막, 애정 다할 것"
조권, "인수인계 받아 잘 소화해내겠다"

사진=신시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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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김지원 기자]코로나 팬데믹으로 돌연 공연이 취소되는 고난을 겪었던 뮤지컬 '렌트'가 3년만에 다시 돌아왔다.

15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뮤지컬 '렌트'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주요 장면 시연 이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뮤지컬 '렌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La Bohême)'을 현대화한 작품으로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 모여 사는 가난한 예술가들의 꿈과 열정, 사랑과 우정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을 그린 작품이다.

브로드웨이의 천재 극작·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이 작품은 우리 삶 속에서 외면받는 동성애, 에이즈, 마약 등의 이야기를 수면 위로 드러냈다. 또한 록, R&B, 탱고, 발라드, 가스펠 등 다양한 음악 장르와 혼합해 오페레타 형식으로 완성한 것이 특징이다. 브로드웨이에서 1996년 초연했고, 한국에선 지난 2000년 처음 선보였다.

사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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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멤버 장지후(로저 役), 정원영(마크 役), 배두훈(마크 役), 김호영(엔젤 役), 전나영(모린 役), 정다희(조앤 役) 등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난 시즌 마지막 공연을 제대로 마무리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과 함께 3년만에 다시 개막한 뮤지컬 '렌트'의 기대감을 전했다.

2020년 뮤지컬 '렌트' 이후 포레스텔라 활동에 전념했었던 배두훈은 "3년 전에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마지막 공연을 못하고, 다시 이번 시즌에 합류하게 됐는데 오랜 기간 뮤지컬 활동을 쉬다가 복귀하는 작품이라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연을 많이 쉬면 확실히 감각이나 기술적인 부분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우려가 컸지만 주변 배우들과 스태프들 덕분에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정원영은 "지난 시즌은 코로나로 인해 제대로 끝맺지 못했다. 이번 시즌에 다시 찾아오게 돼 기쁘다"며 "긴 인터미션을 지난 것 같다"고 말했다.

장지후는 "벌써 두 번째로 참여하게 됐는데 자연스럽게 지난 시즌과 다른 느낌의 로저가 만들어졌다"며 "'렌트'가 주는 시너지는 여전히 그대로인 것 같아 재미있게 참여했다"고 했다.

사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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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렌트'로 데뷔 후 2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꾸준히 '렌트'에 참여해온 김호영은 "역대 최장수, 최고령 엔젤이니까 자부심을 가지라는 얘기를 연출가에게 들은 적이 있다"며 "이번 시즌은 처음 데뷔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엔젤로서 '렌트'는 이번 시즌이 마지막일 것 같아 더 애정을 가지고 작품에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시즌에 합류한 조권 씨처럼 엔젤 역할에 찰떡인 후배 배우들이 나왔으면 한다. 아무리 좋은 역할이라도 제가 부여잡고 있는 것보다 자리를 내주는 것도 선배의 미덕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인수인계를 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배우 백형훈(로저 役), 김환희(미미 役), 이지연(미미 役), 김수연(모린 役), 조권(엔젤 役), 윤형렬(콜린 役), 배수정(조앤 役), 구준모(베니 役) 등은 새로운 작품에 대한 설렘을 가득 안고 있었다.

'렌트'에 새롭게 합류하게 된 엔젤 역의 조권은 "구두를 신으면 슈퍼히어로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저의 페르소나는 하이힐이다. 역대 엔젤 중에 하이힐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그렇다면 엔젤의 페르소나는 뭘까 생각해봤다"며 "엔젤의 페르소나는 온전한 사랑인 것 같다. 조권으로써의 나는 '사랑을 다 퍼줄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드는데 엔젤로 서 있을 때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퍼줄 수 있다"고 밝혔다.

사진=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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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권은 같은 역할을 맡은 김호영에 대한 존경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조권은 "최장수 엔젤인 김호영 선배에게 배운다는 게 의미가 깊다. 워낙 친하게 지냈었기 때문에 엔젤의 노하우를 잘 전수받겠다"며 "반신욕을 하다가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김호영 선배의 글을 읽고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조권 외의 배우들도 '렌트'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했다. 이지연은 "객석에서 '렌트'라는 공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는데 함께 무대에서 호흡할 수 있다는 게 감사할 따름이다. 벌써 막공이 아쉬울 정도이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백형훈은 "그동안 연습해오던 방식이 아니여서 연습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주변 배우, 스태프의 도움으로 물 흐르듯 공연을 잘 할 수 있다"고 첫공을 올린 소감을 밝혔다.

사진=김지원 기자

최근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소피'역을 맡았던 김환희는 "이전 작품이 사랑스러운 느낌이 가득한 역할이지만 이번에 '렌트'에서 맡은 역할은 섹시하면서도 나쁜 여자의 느낌을 표현해야해 걱정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착한 환희는 집에다 두고 나쁜 환희를 이끌어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듣고 해방감을 느꼈다. 그때부터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었다. 섹시하면서 터프한 미미를 구현해내기 위해 평상시에도 걸음걸이, 욕 등을 연습하며 옷도 섹시하게 입었다"고 '렌트'를 위해 노력했던 일화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렌트'를 꼭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김호영은 "'렌트'라는 작품의 소재와 배경이 우리와 거리가 멀다고 느낄 수 있지만, 사실 우리의 인생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다"며 "20여년 넘게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 대표곡인 '시즌스 러브(Season of love)' 등을 부를 때 관객들은 각자 추억을 소환해 울고 웃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홉 번째 시즌으로 3년만에 돌아온 뮤지컬 '렌트'는 지난 11일 개막해 내년 2월 25일까지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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