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주담대 19조원 증가…"역대 3분기 기준 최대 규모"
신한·우리, 주담대 요건 강화해 가계대출 증가 억제 관리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에 주택담보 대출 관련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2023.10.17. 사진=뉴시스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에 주택담보 대출 관련 현수막이 설치되어 있다. 2023.10.17.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가계대출 금리가 5%를 기록하는 등 고금리 기조가 이어짐에도 가계대출이 계속해서 증가하자 금융당국은 시중은행들에 가계대출 증가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한동안 금융당국과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증가를 막기 위해 고군분투 할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주택담보대출은 19조원 증가하며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이날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KB주택시장리뷰'는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이 월평균 5만호 내외에서 정체돼 있음에도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주택담보대출도 지속해서 늘었다"며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규모"라고 분석했다.

주담대는 올해 상반기(1~6월) 10조4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친 반면 ▲7월(5조9000억원) ▲8월(7조원) ▲9월(6조1000억원) ▲10월(5조8000억원)까지 단 4개월여 만에 20조원 넘게 늘었다. 보고서는 "신규 주담대 금리가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신규 대출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또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담대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524조6207억원으로, 지난달 말(521조2264억원) 대비 3조3943억원 증가하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주담대를 필두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자 금융당국은 우려를 표하며 시중은행들에 가계부채 증가 관리를 당부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및 은행장 간담회에서 "정부는 GDP 규모를 넘는 과도한 가계부채는 문제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관점에서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은행권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주 상환 능력에 대한 노력뿐 아니라 거시건전성 측면에서 가계부채 적정규모에 대한 고민도 같이 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요건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신한은행은 다음 달 1일부터 다주택자가 생활안정자금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할 경우 최대 2억원까지만 빌려준다. 또 연립·빌라 및 다세대 주택 대상 대출과 주거용 오피스텔 대상 대출을 중단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역시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다주택자 생활안정자금 최대 대출액을 2억원으로 제한한다. 종전에는 한도 기준이 없었다. 또한 가입 시 대출 한도가 늘어났던 주담대 보증보험(MCI·MCG) 가입을 차단한다. 아울러 소유권 이전 조건부 대출을 막아 신규 분양 물건의 소유권 보전 또는 이전 조건으로 대출을 실행할 수 없게 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3년 10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의하면 가계 대출금리는 ▲주택담보대출 +0.21%p ▲일반신용대출 +0.22%p ▲전세자금대출 +0.10%p 등 전월 4.90%에서 0.14%p 오른 5.04%로, 지난 2월 이후 다시 5%를 돌파했다.

주담대 금리 고정형은 전달 4.30%에서 0.23%p 오른 4.53%, 변동형은 전달 4.51%에서 0.13%p 상승한 4.64%를 기록했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상승 폭이 변동형보다 커지면서 가계대출 중 고정금리 비중은 전월 대비 5.8%p 하락한 46.4%를 기록했다.

서정석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은행채 5년물 상승폭이 0.28%p로 코픽스 상승 폭에 비해 커서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상승 폭이 컸다"며 "은행채 금리가 이달 들어 내리고 있지만 코픽스 금리는 오름세라 두 지표 금리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금리 추이는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