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3분기 순익 삼성화재 앞서
당국 예실차 ±5% 권고, 메리츠 30% 적용

[월요신문=고서령 기자]지난 3분기 실적에서 삼성화재를 제치는 등 호실적을 기록한 메리츠화재 관련 예실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사측 해명에도 업계 내에선 메리츠화재의 회계처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메리츠화재는 496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삼성화재(4032억원)를 앞질렀다.

원수보험료 기준 업계 4~5위권인 메리츠화재의 돋보적인 순익 달성은 예실차 증가 때문으로 업계 내에서 이 같은 회계 처리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험금에서 실제 고객들에게 지급한 보험금을 뺀 수치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올해부터 예실차를 당기순이익에 반영할 수 있게 되면서 예실차를 어떤 식으로 가정했느냐에 따라 순익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구조가 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회계 신뢰성 등을 위해 예실차가 당기순익의 ±5%를 넘지 않도록 추정하라고 권고 한 바 있다.

메리츠화재의 예실차는 ▲1분기 1117억원 ▲2분기 1878억원 ▲3분기 24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특히 3분기 메리츠화재의 순익(4963억원)에서 예실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30%에 달한다.

3분기 ▲삼성화재 727억원 ▲DB손해보험 695억원과 비교해봤을 때 메리츠화재의 예실차는 두 회사보다 1000억원 가량 많다. 또 메리츠화재의 올해 누적 예실차는 5396억원으로 역시 ▲삼성화재 2256억원 ▲DB손보 1817억원 ▲현대해상 -1878억원 대비 월등히 높다.

때문에 올 3분기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 실적을 제쳤음에도 업계에선 메리츠화재의 회계 가정에 문제가 있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메리츠화재가 예실차를 이용한 의도적인 실적 부풀리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경우 3분기 순익 가운데 30% 가량이 예실차로, 과도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라며 "예실차가 플러스(+)라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라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비율에 최대한 맞춰야 회계 신뢰성을 지킬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김중현 메리츠화재 CFO는 지난달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금감원의 가이드라인보다 계리적 가정을 더 보수적으로 계산했다"며 "미보고발생손해액(IBNR)에 대한 당국의 권고사항을 반영한 것도 3분기 예실차가 늘어난 일시적 원인"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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