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전지환 기자]최근 중국 해관총서가 통관 검사를 마친 요소의 해외 반출을 막은 것은 물론 자국 수요를 우선 고려해 수출 쿼터제를 실시할 것이라 알려지며 국내에선 '제2 요소수 대란' 우려가 불거졌다.

요소수는 요소의 수용액으로, 디젤 내연기관의 배기가스 후처리 장치인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의 촉매로 주로 쓰인다.

SCR은 디젤 기관 구동에 직접 관여하진 않지만, 화석연료 연소 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수증기로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무엇보다 SCR은 국제적인 환경규제 강화 속 우리나라와 유럽을 비롯한 세계 주요국에서 디젤기관 필수 부착 장비로 정해 놓았다. 해당 장치가 부착된 경유 자동차는 요소수 없이 시동 자체가 걸리지 않으며, SCR 무단 제거는 불법에 해당한다. 

경유 차량에게 있어 기름만큼 중요한 요소수 관련 국내에서 처음 수급 대란이 발생한 건 지난 2021년이다.

당시에도 중국 당국은 국제 정세 및 자국 수요를 이유로 요소 수출 통제에 나섰고, 우리나라에서는 요소수 수급 부족에 따른 가격 폭등은 물론 트럭 등 상업용 차량 운행 중단 사태 등이 발생했다.

첫 '요소수 대란'을 겪으며 사회 각계 각층에선 중국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요소 수입선의 다각화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됐다. 2021년 기준 국내 요소 시장에서 중국산 비중이 97%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와 기업 모두 요소 공급망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 밝혔는데, 그로부터 2년이 지난 현재 요소 수급은 과거와 별반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사실 우리 정부나 기업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 국내 중국산 요소 비중은 66.5%였는데, 1차 요소수 대란 직후 동남아와 중동 등지로 요소 수입선을 확대하며 중국산 비중을 크게 낮춘 결과다.

그러나 올해 중국 요소 비중은 다시금 91%까지 올라갔다. 중국산 가격이 다른 요소 생산국 대비 저렴하다 보니 1년 만에 원상 복귀한 것이다.  

최근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제2 요소수 대란 해소를 위해 다시금 해외 공급망 다각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계획대로만 된다면 요소수 수급 문제는 분명 해소될 것이라 기대된다. 

그렇기에 이번에는 부디 이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눈앞에 이익만 좇다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된다. 실수가 계속되면 습관이 되고, 나쁜 습관을 고치지 않으면 정말 큰일이 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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