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석 대표 선임 , 파격 인사 평가 속 의구심 상당
창사 후 10년 적자 탈피에 적절한지 지적 이어져

[월요신문=고서령 기자]출범 이후 10년간 적자만 기록하고 있는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업계에서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비슷한 처지인 하나손해보험이 보험업에 정통한 전문가를 기용한 것과 다르게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보험이 아닌 디지털 분야 전문가를 새 대표로 낙점했기 때문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선임된 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 새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20여일 넘게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1일 김영석 전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김영석 대표는 외부 영입 인물이라는 점 뿐 아니라 72년생 이라는 비교적 젊은 나이로 화제가 됐다. 보수적인 보험업계에서 70년생 대표이사를 선임한 것을 두고 교보라이프플래닛의 강력한 변화·혁신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김영석 대표가 보험사 대표로서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의구심이 일고 있다. 

김영석 대표는 서울대 사범대학을 졸업한 뒤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액센츄어, EY한영에서 카카오뱅크의 디지털 은행 설립을 돕는 등 디지털 리더로서 경영 자문을 수행했다. 또 KB국민은행, 라이나생명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으며, AIA생명에서 CTO와 COO를 역임하며 생명보험 분야의 디지털 경영 혁신을 주도하기도 했다. 최근까지는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전략기획담당 임원을 역임했다.

김영석 대표 선임을 두고 업계 일각에서 말들이 나오는 이유는 교보라이프플래닛이 디지털 보험사이긴 하나, 장기간 적자를 기록하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지금은 IT·디지털 분야 전문가 보다 업에서 정통한 영업·전략 전문가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출범 첫해인 2013년 50억원 가량 순손실을 낸 것을 시작으로 ▲2014년 -167억원 ▲2015년 -212억원 ▲2016년 -175억원 ▲2017년 -187억원 ▲2018년 -168억원 ▲2019년 -151억원 ▲2020년 -132억원 ▲2021년 -159억원 ▲2022년 -139억원 등 10년 넘게 순손실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실적 전망 또한 좋지 못한 상황으로, 투자가 지속됨에도 적자에서 벗어날 전략 마련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한편 교보라이프플래닛과 마찬가지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하나손해보험이 최근 삼성화재 출신 배성완 새 대표를 선임했다.  

앞서 지난 19일 하나금융그룹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는 배성완 전 삼성화재 부사장을 하나손해보험 신임 대표로 추천했다. 하나손보 대표에 외부 출신이 선임된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배성완 전 삼성화재 부사장은 1968년생으로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후 삼성화재에 입사해 GA사업부장 및 장기보험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배 전 부사장은 손해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획 및 영업 분야 등에서 전문 역량을 갖추고 있어 새롭게 하나손해보험을 이끌어 갈 적임자라는 것이 하나손보의 설명이다.

배 전 부사장은 삼성화재 재직 당시 현장 영업을 통해 실적을 증명, '영업통'으로 불렸으며 임원을 단지 단 4년 만에 부사장에 오르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보험업계 1위 자리를 굳히고 있는 삼성화재에서 역량을 펼치며 경력을 쌓고, 능력을 인정받은 만큼 배 전 부사장이 하나손보를 부진한 실적의 늪에서 끌어 올리는 구원투수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이를 두고 하나손보가 칼을 갈고 인재 영입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