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금융' KB금융, 수성 위한 넥스트 스탭 강조
'고객' 강조 신한금융, 창업 정신 되새겨
위상 높아진 하나금융, 미래 위한 생존전략 모색
'뒷걸음질' 우리금융, 재도약 위한 각오 다져

(왼)양종희KB금융회장. (오)진옥동신한금융회장.
(왼)양종희KB금융회장. (오)진옥동신한금융회장.

[월요신문=고서령 기자]지난 2일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 회장들이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2024년 목표와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 KB금융, '리딩금융' 이후 목표 제시… "리딩 타이틀 넘어 금융의 스탠다드로"

올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리딩금융' 위상을 재확인한 KB금융은 신년사를 통해 리딩금융 이후의, 그룹이 나아가야 할 다음 목표를 제시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먼저 "자산, 고객 수, 이익 등 주요 성과 기준으로 명실상부 국내 리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라며 KB금융의 2023년 성과를 격려했다.

그룹의 목표였던 리딩그룹 타이틀을 제패한 만큼 KB금융은 이제 새로운 목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양종희 회장은 "이제 KB는 리딩이라는 타이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KB 브랜드' 그 자체가 대한민국 금융의 스탠다드로 인식돼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은행을 넘어서 비은행 계열사의 선두권 도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물론, '투자운용, WM, 보험, 글로벌' 4대 영역에서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회장은 "이를 통해 KB 라는 브랜드가 사회, 고객, 직원, 주주 모두의 마음속에 긍지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를 반드시 이루어내겠다"고 전했다.

◆ 고객, 또 고객…고객 강조하며 창업 정신 되새긴 신한금융

신한금융은 이번 신년사에서 업계 1위 재달성 등의 성과 위주 목표가 아닌 고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고객중심'을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경영 슬로건을 '고객중심, 일류신한! 틀을 깨는 혁신과 도전!'으로 설정, "관행의 틀, 안주의 틀에서 벗어나 근본적인 혁신과 도전에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스스로를 철저히 돌아보는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고객중심, 일류신한의 꿈에 가까이 다가가자"고 주문했다.

고객중심 키워드는 신한금융의 창업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진 회장은 "고객중심은 신한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자 지속가능한 성장의 핵심 키워드"라며 "규모와 성과에만 몰두한다면 고객이라는 본질을 놓칠 수 있다. 고객의 성장이 신한의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의 주 계열사인 신한은행 역시 고객을 거듭 강조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가 고객에게 전심으로 몰입해야만 고객의 필요에 꼭 맞는 남다른 가치를 선사할 수 있다"며 "2024년 오롯이 고객만을 바라보며 힘차게 나아가자"고 전했다.

(왼)함영주하나금융회장. (오)임종룡우리금융회장.
(왼)함영주하나금융회장. (오)임종룡우리금융회장.

◆ 금융지주 '빅2' 노리는 하나금융…생존전략 제시하며 새로운 미래 대비

우리금융을 제치고 업계 3위 자리에 올라선 하나금융은 한 발 더 나아가 신한금융을 정조준하고 있다. 금융지주 '빅2' 여정 시작점에 선 하나금융은 새로운 생존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고난과 위기가 태풍처럼 휩쓸고 간 2023년에는 10년만의 역성장 위기, 비은행 8부문의 성장 저하 등 그룹의 부족한 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진단하며 "우리의 성장 전략에 대한 인식전환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우리가 내실을 다지는 동안 급변하는 환경과 수많은 경쟁자들이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기에, 또 다른 생존전략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본업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협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함 회장은 "우리에게 협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 금융이 줄 수 있는 가치 그 이상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헌신적인 협업으로 하나금융의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함 회장은 "변동성의 심화, 불확실성의 증대로 예측이 불가능한, 그러나 완전히 새로울 미래가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며 "진심을 다하고 다 같이 나누고 희망을 더하며 함께하는 착한 금융을 통해 슬기롭게 극복해 그룹의 새로운 백년을 위한 토대를 만들자"고 전했다.

◆ 아쉬움 가득했던 우리금융…'성과' 강조하며 '선도 금융그룹 도약' 포부 다져

올 한해 실적부진을 겪으며 '나 홀로 후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우리금융은 2024년은 성과를 증명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먼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작년 성과에 대해 "실적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건전성과 자본 적정성을 지켜내며 내실 있고, 미래 발전 가능성 있는 금융그룹으로도 평가받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2024년 경영목표를 '선도 금융그룹 도약, 역량집중·시너지·소통'으로 수립했다고 밝히며 "올해는 명확한 성과들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특히 "기업금융은 우리가 대표이자 최고라고 자부하던 분야"라며 "올해는 우량자산 중심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선제적인 리스크관리와 함께 시장에서 요구하는 혁신역량도 갖춰 기업금융 명가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이날 신년사에서 임 회장은 우리금융이 고심하고 있는 증권사 인수와 관련해 "증권업 진출에 대비해 그룹 자체 역량을 강화하고,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을 병행하는 등 그룹의 전체적인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임 회장은 "경유지(Stopover)에서의 시간은 끝났고, 최종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방향은 명확해졌다. 올해가 우리금융이 역동하는 모멘텀(Momentum)이 되도록, 선도 금융그룹 도약을 위해 함께 나아가자"라면서 다시 한번 우리금융의 선도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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