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홍콩H지수 ELS 사태 현장조사 실시…파장 이어질 듯
대구은행, 곧 시중은행 전환?…"체급 작은데" 의아하단 시선도
尹, 금투세 폐지 의사 밝혀…총선 겨냥했단 비판 있지만 기대감↑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01.08. 사진=뉴시스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4.01.08. 사진=뉴시스

[월요신문=고서령 기자]갑진년 새해가 시작된 지 채 열흘도 지나지 않았지만 금융권은 다양한 이슈들로 들썩이고 있다.

◆ 금감원, 홍콩H지수 ELS 현장조사 본격 착수…국민은행·한투증권 떨고 있나

지난해 하반기 금융권을 강타한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조 단위 손실 가능성 사태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본격적인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조사에서 불완전판매 정황이 포착 될 경우 금융권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8일부터 국민은행,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판매사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하는 금감원에 따르면, 홍콩H 지수 ELS 총 판매 잔액은 19조3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은행 판매액만 15조9000억원에 이른다. 이달부터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대규모 투자자 손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조사 결과 일부 판매사에서 ELS 판매한도 관리 미흡, KPI상 고위험·고난도 ELS 상품 판매 드라이브 정책, 계약서류 미보관 등 전반적인 관리체계상 적지 않은 문제점이 발견 됐다"고 밝혔다.

특히 "홍콩증시 위기상황 및 판매사 자체기준을 감안할 때 고위험 ELS 판매를 억제해야 했음에도 수수료 수익 증대를 위해 오히려 판매한도를 증액해 판매했다"고 지적하며 "주요 금융사의 판매 한도관리 미흡, 법규위반 소지 등을 보다 정밀하게 점검·확정하기 위해 은행 및 증권 권역을 아우르는 일제 현장검사를 실시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향후 현장검사를 통해 홍콩 H지수 ELS 판매와 관련한 금융회사의 위법사항 확인 시, 엄중히 책임을 묻는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고객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영업 행태 등으로 인해 촉발된 위법사항 등이 확인될 경우 법적 책임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초읽기?…기대감 있지만 '긴가민가' 시선도

지난해 상반기부터 소문이 무성했던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가시화되고 있다. 60년만인 새로운 시중은행 탄생에 대한 기대감과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분기 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목표로 은행법 법령해석을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대구은행은 지난 해 말을 목표로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했으나, 대구은행의 불법 계좌 개설 문제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으며 시기가 미뤄진 바 있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60년 만에 새로운 시중은행이 탄생하는 것으로, 대구은행은 은행권 '메기'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고 과점체제를 혁신할 메기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 의문의 시선도 존재한다. 체급이 작은 대구은행이 메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국내 1위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익은 2조8554억원으로, 대구은행(3479억원)과 큰 차이가 난다.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체급이 큰 부산은행(3930억원)보다도 작은 규모다.

한편 BNK금융지주가 지난 5일 오는 2030년 지주 총자산 300조 달성의 목표를 세우며 그룹의 내실을 다지고, 지방 거점 금융지주로서의 성장을 도모하는 비전을 발표하면서도 부산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추진에는 별 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등 DGB금융지주와 상반되는 행보를 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1.02.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1.02. 사진=뉴시스

◆ 금융투자소득세 정말 폐지될까…연초부터 설레는 개미 투자자들

현재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 금융권 최대 이슈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여부다. 윤석열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증시 개장식에 직접 참석 해 금투세 폐지 추진 의사를 밝히며 개미들이 환호하고 있다.

지난 2일 윤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에서 열린 '2024년도 증권·파생상품시장 개장식'에 참석해 "임기 중 자본시장 규제 혁파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할 것"이라면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와 관련해 국내 주식의 경우 연간 5000만원 이상, 해외주식·채권·ELS 등은 연간 수익 250만원을 넘기면 차익의 20~25%의 비율로 과세하는 세금이다.

금융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금투세가 폐지돼야 한다는 의견과 오는 4월 총선을 앞둔 정치적 발언일 뿐이며, 부자감세라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오는 4월 총선 전 금투세 관련 여당 및 대통령의 발언이 한, 두 차례 더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지금 상황에서는 바람직하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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