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들어간 소방관 4명 중 2명 순직
여야 정치권, 피해 추모 위해 문경행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로 타버린 공장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신기동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로 타버린 공장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월요신문=박지영 기자]경북 문경시의 한 육가공업체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소방관 2명이 순직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직후 여야 정치권 주요 인사들은 기존 일정을 취소하고 일제히 문경으로 향했다. 

1일 오전 경북 문경시 육가공업체 공장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순직 소방대원 발견 위치도. 사진=경북소방본부
순직 소방대원 발견 위치도. 사진=경북소방본부

배종혁 문경소방서장은 화재 현장 브리핑을 통해, 전날 오후 7시 47분경 문경시 신기동 신기제2일반산업단지에서 발생한 화재 진압 과정에서 구조대원 2명이 현장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숨진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배 서장에 따르면, 화재신고를 받고 출동한 박수훈 소방장 등 소방대원들은 공장 관계자로부터 건물 내부에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구조대상자 수색에 나섰다.

4명이 한 팀으로 구성된 구조대원들은 구조대상자를 찾기 위해 1층 주출입구를 통해 3층 부근까지 올라갔는데, 수색 중 급격히 연소가 확대되며 뜨거운 열기 속에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연기가 급격히 차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소방대원들은 안전한 지상층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는데, 2명 만 1층까지 내려와 유리창을 깨고 탈출했고 뒤따라오던 김수광 소방대원과 박수훈 소방대원은 3층 바닥면이 붕괴되며 추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78명의 구조대원들이 1일 오전 0시 21분경 건물 3층에서 김 소방대원 시신을 발견했고, 오전 3시 54분경 박 소방대원 시신을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배 서장은 "두 대원은 지난해 문경과 예천지역 수해 현장에서 한 달간 진행된 수색작업을 잘 수행해 냈다"며 "일상 훈련과 화재 현장에서도 매우 적극적으로 임한 모범적인 대원들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아직 미혼인 박 소방대원은 평소에 "나는 소방과 결혼했다"고 이야기할 만큼 조직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소방본부는 '경상북도 순직 소방공무원 등 장례 지원에 관한 조례' 따른 장례와 국립현충원 안장, 1계급 특진 및 옥조근정훈장 추서를 추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서면브리핑(왼쪽)과 이재명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글(오른쪽).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표 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의 서면브리핑(왼쪽)과 이재명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글(오른쪽). 사진=대통령실, 이재명 대표 페이스북

정치권 조문, 애도 메시지 이어져

문경 소방관 순직 사고 발생 후 정치권에서도 지도부의 현장 조문 및 애도 메세지가 이어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를 마친 직후 예정됐던 당 영입 인재 환영 행사와 박형준 부산시장 예방 등의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문경 화재 현장으로 향했다. 

한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 앞서 "오늘 새벽 경북 문경에서 27세 소방관 김수광 소방교, 35세 소방관 박수훈 소방장님께서 시민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순직하셨다. 김수광, 박수훈 이런 영웅들 덕분에 우리 사회가 안전하게 지탱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 두 영웅의 용기와 헌신을 품격 있게 기리고 유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비대위에서 두 소방관을 기리는 추모 묵념을 할 것을 제안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와 영입 인재들이 참여하는 전국 투어 토크 콘서트 출정식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을 취소하고 3시경 순직 소방 공무원들을 조문한다. 

민주당은 오늘 오전 공지를 통해 "이 대표는 오늘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문경 화재 진압 시 순직하신 소방공무원들을 조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추모한다"라며 "국민의 생명도, 소방관의 생명도 모두 지킬 수 있도록 정치의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두 소방대원의 순직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필요한 지원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지난 밤 안타깝게도 김수광 소방교, 박수훈 소방사 두 소방대원이 순직하셨다. 비보를 듣고 가슴이 아파 잠을 이룰 수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오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 민생토론회에 참석해서도 "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김수광 소방교, 박수훈 소방사 두 분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과 동료 소방관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유가족 지원 등 필요한 일들을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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