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불경기에 '애국 소비' 열풍 탓…일본·유럽 노린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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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이종주 기자] 중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국내 뷰티업계 1·2위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지난해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이들 업체는 향후 새로운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브랜드를 리뉴얼해 위기를 돌파할 계획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영업이익(연결기준)이 전년 대비 31.5% 감소한 4870억원을 기록했다. 뷰티(화장품) 사업 영업이익은 1465억원을 기록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아모레퍼시픽도 실적 감소는 면치 못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4.1% 감소한 1520억원을 기록했다. 

양 사 실적 부진의 원인은 중국 시장에서 찾을 수 있다. 중국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지면서 고가 화장품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 국민들의 이른바 '애국 소비' 열풍도 한 몫 했다. 외국 보다는 자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LG생건은 실적 발표 후 "중국향 수요 약세로 뷰티 수익성이 하락하고 해외 구조조정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 측도 "면세와 중국 매출 감소로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실적의 상당량을 중국에서 채워왔던 부분이 무너지면서 양 사 모두 향후 실적 개선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중국뿐 아니라 일본·유럽 등 다른 해외 시장에서의 보폭을 넓혀가겠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일본에서는 현지화 기준으로 약 30%의 매출 증가를 이뤄냈다"며 "전년 대비 58%의 매출 증가를 기록한 미주 지역의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다음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지형 재편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생건 또한 "근본적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성장의 변곡점"을 언급하며 해외 시장에 보다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을 강조했다.

해외시장 진출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도 논의되고 있다. 이들은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더 후 등 핵심 브랜드의 상품성과 기술력을 끌어올려 실적 제고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거대한 규모에 비해 그로부터 끌어올 수 있는 잠재적 성장력이 하락하고 있는 징후로 보인다"며 "뷰티 업계뿐 아니라 전체 유통업계에서도 공통적으로 지적받고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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