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의사, 국가의 의료자원…집단 의료 거부 절대 안 돼"
정부, 근무지 이탈 전공의에 업무 개시 명령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월요신문=박지영 기자]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에 대해 "의료 현장의 주역인 전공의와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명 '빅5 병원(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전공의들은 전날 사직서를 제출하고 20일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중단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제 9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대생들이 집단 휴학을 결의했다"며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동안 정부는 스물여덟 차례나 의사 단체와 만나 대화하며 의료 개혁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라며 "의료 현장의 주역인 전공의와 미래 의료의 주역인 의대생들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정부의 의료 개혁에 대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안보, 치안과 함께 국가가 존립하는 이유이자 정부에게 주어진 가장 기본적인 헌법적 책무"라며 "그러한 차원에서 국가는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여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의사는 군인, 경찰과 같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더라도 집단적인 진료 거부를 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발표한 '의대 2000명 증원'에 대해 "최소한의 확충 규모"라며 "의대 증원으로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과 우려는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어 "서울대 의대 정원은 현재 135명이지만, 1983년에는 260명이었다"며 "그때 교육받은 의사들의 역량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학교육에 있어 정부는 어떤 투자와 지원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 필수의료, 중증 진료에 대해 정당하게 보상하고, 사법 리스크를 줄여 여러분이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책임지고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민수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복지부, 근무지 이탈 전공의에 업무 개시 명령

한편, 보건복지부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0일 오전 조규홍 본부장 주재로 제12차 회의를 개최하고 업무 개시 명령을 발령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날 오후 11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점검 결과 소속 전공의 55%인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사직서는 모두 수리되지 않았다. 사직서 제출자의 25%인 1630명은 근무지를 이탈했다"고 밝혔다.

또한 "복지부가 10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한 결과 19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1091명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757명이 출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미 업무 개시 명령을 받은 전공의를 제외한 나머지 728명에 대해 업무 개시 명령을 내렸으며, 이날 오전 기준 업무 개시 명령을 내린 전공의는 총 831명이라고 전했다.

김국일 중수본 비상대응반장은 "오늘(20일) 약 50개 병원을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하고 근무지에 나타나지 않은 분 대상으로 업무 개시 명령을 할 것"이라며 "명령이 이뤄지고 나면 통보 받은 즉시 진료 현장으로 돌아오길 바라고, 행정처분은 그 이후에 고려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회의에서 의사 집단행동 관련 상황과 '피해신고·지원센터' 피해신고 현황 및 비상진료대책 이행상황을 점검했다. 

조규홍 본부장은 이날 "정부는 국민들께서 불안해하시지 않도록 진료공백 방지에 최우선 목표를 두고 범정부적 역량을 총 결집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전공의협의회은 20일 정오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오늘 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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