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탁 운동처방사
신영탁 운동처방사

옛 시절 우리나라에서 비만은 부자병이라고도 불렸다. 한 끼를 배불리 먹는 것 자체가 걱정이던 때였음에도 불구하고 살이 찐 사람들은 분명 끼니 걱정 없이 사는, 이른바 부자들이었을것이라 생각하며 부러워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비만은 더이상 부자병이 아닌 골칫병이 되었다.

비만은 체내 지방량이 증가하여 체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이지만 단순히 체중이 늘어난 것만이 아닌 신체의 대사와 내분비 시스템이 망가져 지방을 에너지로 사용하기 보다는 계속하여 저장하는 몸으로 내 몸이 가진 고유의 성질 자체가 변화된 상태를 일컫는다.

우리나라의 성인 중 비만 인구는 2012년 30.2%에서 2021년 38.4%로 8.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국내 성인 1/3 이상이 비만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히, 성인 남성 50%는 위와 같은 일반적인 비만에 해당되는 것에 반해 성인 여성 50%는 골격근 비중은 낮고 체지방의 비율이 높은, 이른 바 마른비만(Normal weight Obesity)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마른비만은 사지(팔/다리)의 근육량 감소와 복부지방의 증가가 두드러지는 내장지방형 비만으로 흔히 거미형 체형이라고도 일컫는다. 이러한 체형 중의 대다수는 무리한 다이어트로 인해 체중 감소는 이루어졌지만 근육량 감소와 체지방 증가로 신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는, 안타깝게도 지방보다 근육 분해가 일어난 결과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소아청소년(6~18세)은 2012년 9.7%에서 2021년 19.3%로 9.6% 증가하였으며(대한비만학회. 2023년 비만 팩트시트), 소아청소년 시기에 비만으로 판정되면 성인이 됐을 때에도 비만이 지속 될 위험이 커 각종 만성질환 발병률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밝혀졌다. 소아비만은 지방 세포수가 증가하는 증식형이 주를 이루고, 성인이 되어서 열심히 체중 감량을 했다 해도 쉽게 재발되어 중증도 이상 고도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엄연히 질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여 코드번호 E66을 부여하였다. 비만은 이미 많이 알려진 대로 사망률을 높이고, 심혈관계질환, 뇌졸중, 제2형당뇨병,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지방간, 담낭질환, 수면무호흡증, 통풍, 골관절염, 월경이상, 대장&유방암 등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등 모든 질환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은 미디어 매체나 SNS를 통해서도 많은 비만의 해결책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비만의 원인은 매우 다양할 뿐 아니라 생애주기별 비만율의 발생 양상, 신체활동 정도, 영양적 특징 등도 각기 다르기때문에 모든 사람에 획일적인 관리로 효과적인 치료가 어려운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크게 보면 비만은 결국 두 가지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위에 언급한 대로 모든 사람의 몸은 다르고 비만의 발생 원인 또한 매우 다양하며 때론 의학적인 이유로 비만이 발생되기도 하지만 필자가 그간 겪은 일반적인 사례들을 보면 결국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과 낮은 신체활동에서 시작된다는것을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각 가정의 식탁에 오르는 음식들은 그 가짓수도 맛도 날로 발전하지만 신체활동 수준은 전 연령대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라 보고되는것이 현실이다. 기본을 지켜보자. 더러운 물이 들어있는 컵 안에 깨끗한 물을 계속 부어준다면 결국 그 컵 안은 깨끗한 물로 가득 차듯이, 중도와 절제를 지키지 못하는 생활습관에서 식탁 위 음식들을 하나둘씩 천천히 바꿔가며 어긋난 신체 내 시스템을 보수하고 많은 움직임으로 근육 활동성을 높여 나의 몸을 변화시킨다면 자연스럽게 체중은 감소되고, 또한 감소된 체중을 요요현상 없이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반드시 서서히 충분한 기간을 가지고 이루어져야 한다.

너무 많은 정보들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오히려 혼란이 가중되는 요즘이다. 하지만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 건강을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3가지 조건인 1. 휴식(수면, 먹는시간, 스트레스, 명상) / 2.영양(가공되지 않은 자연식품,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균형적 식사) / 3. 운동(생활 속 신체활동, 일정한 힘든 수준의 움직임)을 통해 서서히 습관을 변화시키면 적정 체중은 물론 건강을 증진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신영탁 운동처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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