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주년 기념 공연, 올해가 마지막 시즌

사진=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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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김지원 기자]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1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마지막 시즌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프랑스 혁명기,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어라"라는 망언을 해 '허영의 대명사'이자 희대의 악녀로 불렸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가 올해 10주년을 맞이했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다이아몬드 목걸이 조작 사건', '바렌 도주 사건', '아들 루이 17세와 근친상간', '스웨덴 귀족 페르센 백작과의 염문설' 등 왕비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사건들을 다루며 그녀의 삶을 재조명한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순한 맛'으로 재탄생시켰다. 작품은 그녀를 때 묻지 않은 순수하고 해맑은 여자로 표현했다.

극 안에서 그녀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어라"라고 망언을 내뱉은 적이 없다. 오히려배고픔에 굶주린 여인 '마그리드 아르노'에게 샴페인을 건네고 '마그리드 아르노'가 받은 샴페인을 얼굴에 뿌려도 웃으며 용서하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

작품 속에서 그녀는 악랄한 악녀보단 가련한 비운의 여주인공에 가까웠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그녀를 프랑스 혁명의 희생양으로서 표현하며 진실이라고 믿었던 것들이 모두 오해일 수 있다고 꼬집는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악랄한 모습들은 누군가 지어낸 거짓이며 결국 수많은 모함 속에서 마리 앙투아네트의 비극이 시작됐다는 것이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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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왕비를 착한 여주인공으로 꾸며내려 많은 시도를 했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든다. 과연 마리 앙투아네트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을까?

극 중 루이 16세는 왕비에게 모진 말을 잘하지 못했고 국고가 바닥 난지 모르는 왕비는 사치를 일삼았다. 루이 16세가 쭈뼛거리며 왕비에게 프랑스의 재정이 좋지 못하다는 걸 전하자 그제야 왕비는 재정상태를 깨닫고 정말 갖고 싶었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거절한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이러한 장면을 통해 그녀가 오스트리아 출신으로 외국에서 왔기 때문에 프랑스의 재정상태에 대해 몰랐을 뿐이라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만으로 마리 앙투아네트를 비운의 여주인공으로 보기는 어렵다. 아무리 착하고 순수하더라도 한 나라의 왕비가 자신이 다스리는 나라의 재정상태를 몰랐다는 것은 죄가 될 수 밖에 없다.

시민들의 분노는 왕비를 단두대에 올릴 정도로 치달았다. 이렇게 시민들의 분노가 커질 동안 왕과 왕비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지켜보기만 했다. 이로 인해 누군가는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를 보고 마리 앙투아네트를 미화한 작품이라 말한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우리가 꿈꾸는 정의가 무엇인가'를 표제로 왜곡된 진실과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전달하지만 진짜 마리 앙투아네트의 모습은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프랑스 혁명을 대표하는 죄인인지 희생양인지는 관객이 판단해야 할 몫이다.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오는 5월 26일까지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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