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속 중국발 공급과잉 영향
친환경 고부가가치 사업 육성 기대감 커져

LG화학 대산공장 전경 사진 = 뉴시스
LG화학 대산공장 전경 사진 = 뉴시스

[월요신문=전지환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불황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계 내 시장 재편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등이 자산 매각과 사업 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향후 이들 업체들의 실적 반등 자구책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이른바 스티렌 모노머(SM)를 생산하는 여수 SM공장의 가동을 이달 말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바 스티롤로도 불리는 SM은 가전에 들어가는 합성수지, 합성고무 등에 사용되는 원료로 중국 기업의 증설과 수요 부진이 맞물려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LG화학은 지난해 4월 여수 NCC 공장 가동을 멈추고, 7월부터 매각을 추진했는데 매수자를 찾지 못해 최근 공장을 재가동한 상태다. 지난해 매각에 실패한 LG화학은 2공장을 분할한 뒤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협상을 쿠웨이트 국영석유공사(KPC)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도 말레이시아 소재 대규모 생산기지인 LC타이탄을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LC타이탄은 2010년대 중후반까지 매년 3000억원에서 5000억원가량의 이익을 창출했으나, 지난해 6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들 업체가 사업 중단 및 축소를 단행하는 배경으로 석유화학 제품 최대 수입국이던 중국 내 시장 변화 영향을 꼽고 있다. 최근 중국에선 자국 석유화학 설비를 크게 증설, 자급률을 대폭 높인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중국의 에틸렌 생산량은 5174만톤으로 2020년보다 60% 증가했다. 이에 따라 에틸렌, 프로필렌(PP) 등 기초 유분의 중국 자급률은 2020년 이미 100%를 넘어섰다.

또한 기존 사업 중단 및 매각 등 사업 축소에 나선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실적 감소를 상쇄할 추가 계획이 무엇일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데 현재는 두 기업 모두 구체적 계획안은 내놓지 않고 았다.  

다만 업계에선 LG화학의 경우 리사이클 플라스틱, 생분해 플라스틱,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등 고부가가치 상품 판매 비중을 높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화학 역시 오는 2028년까지 양극재 설비와 기술 개발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해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운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롯데케미칼과 관련해서도 재활용 소재 활용 패키지, 재생에너지 사업개발 등 고부가가치 친환경 제품 생산 비중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롯데는 그룹 차원의 사업 구조 재편을 추진하며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밸류체인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설비 증설로 자국내 물량을 소화해 우리 기업이 적자를 보고 있다"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우리 기업들은 신사업 위주로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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