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진 골드만삭스 한국대표, 오는 6월부터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현대캐피탈, 글로벌 고객에 다양한 금융서비스 제공 등 현대차 보조

현대캐피탈 사옥. 사진=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 사옥. 사진=현대캐피탈

[월요신문=고서령 기자]현대카드와 경영분리 후 처음 수장이 교체된 현대캐피탈의 향후 행보에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현대자동차그룹 캡티브(전속) 금융사인 현대캐피탈은 글로벌 시장 내 점유율을 높여가는 현대차·기아차의 사업 파트너로서의 역할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후임으로 정형진 골드만삭스 한국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했다. 정형진 내정자는 오는 6월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 현대캐피탈을 이끌어간다.

정형진 내정자. 사진=현대캐피탈
정형진 내정자. 사진=현대캐피탈

정 내정자는 지난 1999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이후 골드만삭스 홍콩사무소, 서울지점 기업금융부 본부장을 거쳤고 2014년부터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한국 대표를 역임했다. 앞서 지난 8일 정 내정자의 골드만삭스 퇴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 내정자의 다음 행선지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 바 있다.

정 내정자는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경영 분리 후 이뤄지는 첫 대표이사 교체로, 현대차 정의선 회장이 새 대표이사 선임에 공을 들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의 경영 분리는 지난 2021년 9월 이뤄졌다. 이후 현대캐피탈은 현대차와 기아의 전속 금융사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현대캐피탈 주주 구성은 현대자동차 59%, 기아 40%다.

폭스바겐, 도요타 등의 기업들이 자동차 판매와 금융서비스를 함께 제공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대캐피탈 역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현지인 대상 현대차·기아 차량 구매에 필요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같은 밀착 경영을 통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해외에서 345만4603대 팔리며 전년 대비 6.2% 증가했다. 기아는 2023년 한 해 동안 해외에서 251만6383대 팔리며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지난해 이어진 고금리·인플레이션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 특히 현대차는 북미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자국 자동차 기업이 이미 터전을 잡고 있는 유럽에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대자동차그룹은 독일에서 비유럽계 자동차 판매 1위, 영국에선 2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미국·유럽·일본 등 완성차 판매 기업 간 경쟁도 치열해지는 만큼, 자동차 구매 고객들에게 다양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때문에 현대캐피탈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정 내정자는 글로벌 투자·금융 분야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캐피탈을 통한 현대차의 글로벌 진출 및 사업 확장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정 내정자는 골드만삭스 근무 당시 현대차에서 추진한 인수합병(M&A)을 주관한 만큼 현대차에 대한 이해도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지난 5일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Fitch)가 현대캐피탈의 기업 신용등급을 기존 'BBB+(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번 신용등급 상향은 현대자동차그룹과의 결속이 더욱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져 의미를 더한 것은 물론, 이번 등급 상향을 통해 견고한 판매-금융 협업 구조를 기반으로 한 그룹 내 차 판매 기여도를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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