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 국민연금 제치고 DGB금융 최대주주 등극
'종합금융그룹' 꿈꾸며 지난해 대부업 완전 철수
시중은행 전환되는 대구은행…1금융권 진출 포석?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사진=OK금융
최윤 OK금융그룹 회장. 사진=OK금융

[월요신문=고서령 기자]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는 OK금융그룹이 대구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DGB금융그룹의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OK금융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선 대부업 철수와 마찬가지로 OK금융의 1금융권 진출을 위한 행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이 대구은행의 모기업인 DGB금융지주 보유 지분을 7.53%에서 8.49%로 늘리며 국민연금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등극, 향후 DGB금융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이 열렸다. 

앞서 지난 18일 DGB금융은 최대주주 변경 소식을 전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DGB금융 주식은 1352만2943주로 2235주 감소했다. 지분율은 8.00%에서 7.99%로 0.01%p 떨어졌다. OK저축은행의 보유 주식은 161만6645주 늘어나면서 1435만3529주가 됐다. 지분율은 7.53%에서 8.49%로 0.96%p 늘었다.

지난해 대부업을 완전 정리하는 등 종합금융지주로의 도약을 계획하고 있는 OK금융인 만큼 이번 DGB금융 최대주주 등극은 은행업 진출을 위한 초석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OK금융그룹은 재일동포 3세 최윤 OK금융 회장이 2002년 설립한 소규모 대부업체 원캐싱으로부터 시작했다. 이후 2004년 A&O그룹을 인수해 러시앤캐시를 론칭, 대부업계 1위 규모로 성장시켰다.

2014년 7월 예나래저축은행과 예주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저축은행 사명을 OK저축은행으로 바꾸고 본격적인 영업을 전개했다. OK저축은행은 출범 2년 만에 자산 규모 기준 업계 2위로 덩치를 키웠다.

이 같은 지속적인 성장세에 힘입은 OK금융은 2022년 공정자산총액 5조2260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신규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위는 자산 5조원 이상 기업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금융권을 기반으로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은 OK금융이 유일하다.

나아가 OK금융은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품고 지난 2018년과 2019년 각각 원캐싱과 미즈사랑을 정리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OK금융은 산하 대부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가 보유한 금전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하며 대부업에서 완전 철수했다. 

최윤 회장은 "그룹의 모태가 되었던 대부업 철수를 계기로 OK금융그룹은 임직원 모두가 꿈꾸고 바랐던 또 하나의 새로운 정통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는 이제 OK금융그룹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이기에, 창립 후 지난 24년 동안 늘 그래왔던 것처럼 도전의 발길을 멈추지 말고 진정한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OK금융은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금융사를 인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OK금융은 원래 지방 금융지주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라며 "곧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는 만큼 OK금융의 1금융권 간접진출로 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최대주주 변경이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에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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