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진입 장벽, 브랜드 무관 등 고객 성향 파악 주효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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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정채윤 기자]올리브영이 장악하다시피 한 국내 H&B(헬스앤뷰티) 시장에서 '편의점 뷰티'(화장품·미용 소품)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입술과 피부 보호·관리 목적으로 편의점을 찾는 남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편의점이 뷰티용품 비전문점임에도 구매까지 진입장벽이 낮다는 것이 남성 고객이 늘어난 주 요인으로 보고 있다. 또한 남성 고객 상당수가 브랜드를 잘 따지지 않는다는 점 또한 편의점 뷰티 성장에 일조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편의점 내 뷰티 상품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GS25의 경우 뷰티 매출이 3년째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뷰티 매출은 전년 대비 8.1% 감소하며 이전보다 위축됐지만, 2021년 11.3%, 2022년 22.4%, 지난해 22.9%로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전년 대비 미용 소품 매출 증가율이 2021년 15%, 2022년 20%, 2023년 30%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CU도 지난해 뷰티 매출이 직전년 대비 28.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뷰티 매출 상승은 남성향 상품 판매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최근 들어 남성 고객을 겨냥해 은은한발색의 무색무취한 립케어·보습 상품 등을 늘린 것이 매출 증대에 효과를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GS25의 뷰티 구매 고객 중 남성 비중은 2019년 42.6%에서 지난해 47%까지 올랐다. CU도 뷰티 구매 고객의 남녀 비율이 50:50으로 알려졌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남성용으로 출시된 '남성듀얼다리숱면도기'와 '고급 코털 가위'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00% 120% 증가했다.

남성들의 편의점 뷰티상품 구매 증가 원인으로는 우선 전국 5만 5000개가 넘는 점포망과 24시간 영업 운영 체계 등 상품 구입의 편리성이 거론된다. 아울러 상품 브랜드를 잘 가리지 않는 남성 고객의 구매 특징 또한 편의점 뷰티시장 증대에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뷰티 매출 증대와 함께 편의점 업계에서도 반복 구매가 보장되는 기초화장품과 미용 소품 입점을 늘려, 틈새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이 직접 발라볼 수 있는 색조 화장품 구매처로 H&B 매장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며 "다만 접근성이 좋다는 점을 살려 기초 제품군과 미용 소품의 유통 채널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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