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현 교수 "넥슨 보다 더 큰 처벌 받을 수도"

사진=그라비티
사진=그라비티

[월요신문=주윤성 기자]그라비티에서 개발·유통하는 '라그나로크 온라인' 관련 아이템 확률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확률형 아이템 공개 의무화(22일) 전 이뤄진 전수 조사 과정에서 밝혀진 것으로 그에 따른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20일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률 정보 공개 진행에 앞서 판매 중인 유료 아이템에 대한 전수 검사를 마쳤다"며 "일부 아이템이 게임 내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 부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사진=라그나로크 공식 홈페이지
사진=라그나로크 공식 홈페이지

공개된 수정표를 살펴보면 확률 수정에 들어간 아이템은 총 100개가 넘었으며, 그중 '마이스터 스톤·엘레멘탈 마스터 스톤·리 로드 스톤·크리티컬 스톤'은 0.8%의 확률로 표기를 해놓았으나 실제 확률은 0.1%에 불과했다. 그동안 8배나 차이 나는 확률 아이템에 이용자들이 과금을 해왔던 것이다. 이 밖에도 '크리티컬 스톤·더블 어택 스톤· SP 흡수 스톤·경험치 스톤·경험치 스톤' 등도 공개된 확률과 실제 확률에 차이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그라비티는 수정 작업을 마쳤다고 밝혔으나 일부 이용자들은 그간 거짓 정보로 확률을 속여온 점을 지적하며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 건을 신고 접수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1월 넥슨의 경우 메이플스토리, 버블파이터에서 아이템 확률 조작이 사실로 밝혀지며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116억원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라그나로크 아이템 확률 논란이 넥슨과 마찬가지로 전자상거래법 위반의 처분을 받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게임 이용자 협회 이철우 변호사는 "그라비티 측에서는 단순 실수라고 밝히고 있지만 확률이 잘못 적용된 대상이 굉장히 희귀한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의도성이 없다고 판단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도성이 인정된다면 메이플스토리처럼 전자상거래법 위반이고 단순 실수라고 하더라고 과실로 인해 발생한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이번에 시행된 게임법이 효과적임을 보여주는 첫 번째 사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라비티 측에서 자진해서 밝힌 부분도 어느 정도 감안해 줄 필요는 있는 것 같다' 덧붙였다.

한국게임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일은 넥슨과는 달리 법적 프로세스를 밝히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있으며, 그라비티 측에서 스스로 인정한 사실이 법적으로는 더 큰 처벌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확률이 달랐던 아이템 수와 일치하지 않았던 정보의 수준도 커 그라비티는 넥슨보다 피해 보상과 과징금이 더 많을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2002년에 출시된 장수 게임이다. 이명진 만화인 라그나로크를 원작으로, 그라비티에서 악튜러스에 사용한 GFC 게임 엔진을 개량해 제작한 온라인 게임이다. 출시 당시에는 일본 RPG 풍의 2D 캐릭터가 3D 맵을 뛰어다니는 독특한 그래픽으로 주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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