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2강 체제 속 막대한 투자 잇따라 공개

사진=쿠팡
사진=쿠팡

[월요신문=이종주 기자]새로운 국내 이커머스 시장 2강으로 떠오른 쿠팡과 알리익스프레스가 각각 대규모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 한동안 쿠팡 독주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알리가 강력한 적수로 등장, 양사간 투자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

이번 쿠팡 투자의 핵심은 '전국 인구 100% 무료 로켓배송'이다. 기존 쿠팡은 물류 인프라의 집중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었던 도시 지역을 중심으로 로켓배송을 시행해왔다. 이번 투자는 그러한 효율성이 다소 낮은 인구감소지역까지 커버한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 회사는 전국 시군구 260곳 중 182곳(70%)에 로켓배송을 시행 중이다. 내년부터 쿠세권을 점차 확대하면서 2027년부터는 약 230여개 시군구에서 로켓배송이 가능할 전망이다. 우리나라 인구 5130만명 가운데 5000만명 이상이 로켓배송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쿠팡의 무료 로켓배송이 확대될 지역 대부분은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전체 89곳)이다. 이들 지역은 고령화와 저출산 등으로 인해 지방소멸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는 곳이다. 3년 뒤 인구 감소 지역 60여곳 이상으로 무료 로켓배송이 확대된다.

대표적으로 경북 봉화, 전남 고흥·보성, 경북 의성·영양·청송, 경남 합천 등 고령화 비중이 40%가 넘는 지역들에 로켓배송이 도입될 전망이다. 또한 전남 구례·곡성, 전북 진안·장수·임실·순창, 경북 영양, 대구 군위 등 인구 3만명 선이 붕괴된 지역도 포함된다. 경남 거창·남해·하동, 전남 화순·함평·영광, 충북 괴산·단양, 충남 청양, 강원 철원 등을 비롯해 행안부에서 지정한 여러 인구감소지역들에 진출할 계획이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쿠팡의 이 같은 대규모 투자 계획의 배경에는 경쟁자인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의 부상(浮上)이 있다. 알리 또한 최근 국내 이용자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조 단위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다.

알리의 모기업인 알리바바그룹은 향후 3년간 11억 달러(1조 4471억원)을 한국 시장에 투자한다. 이중 2억 달러(2632억원)를 투자해 올해 5만 400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를 구축한다.

물류센터 구축은 그동안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 받아왔던 긴 배송기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국내 물류센터를 통해 배송기간을 단축시키고 배송 효율성 또한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물류센터와 더불어 또 한국 셀러의 글로벌 판매를 돕는 데에 1316억원를, 국내 소비자 보호에도 1000억원을 투자한다. 공식 고객서비스 센터를 개설해 소비자 불만 대응에 나선다.

다만 양사의 투자 계획은 성격이 다르다. 쿠팡은 기존 점유율을 기반으로 배송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는 지역까지 '웹(web)' 식으로 촘촘하게 묶어 쿠세권의 전국화를 추진한다. 반면 후발주자인 알리는 기존에 쿠팡이 잡고 있었던 인구 밀집도가 높은 지역을 우선적으로 공략해 쿠팡 점유율을 가져오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모두 뚜렷한 강점을 갖고 있는 업체인 만큼 투자 대비 수익성이 향후 국내를 넘어 외국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임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월요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