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정수남 기자] 고(故) 이승만 전 대통령(1948년7월, 1952년∼1960년4월). 경제라는 개념이 없던 해방과 전후시대에  장기 집권을 노리다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1963년12월∼1979년). 서슬퍼런 칼을 앞세우면서 강력한 정부 주도의 초고속 경제성장을 일궜다.

전두환 전 대통령(1980년9월~1988년2월)과 노태우 전 대통령(1988년2월~1993년2월). 역시 군홧발 경제로 경제성장과 함께 물가안정 등, 나름 선방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1993년2월~1998년2월). 한국의 경제를 말아먹은 장본인이다. 재임 말기 외환위기(IMF)를 사전 감지하지 못하고, 1997년 말 모라토리엄(지급 유예)을 선언했다.

고 김대중 대통령(1998년2월~2003년2월). 직전 정부로 인해 초토화된 한국경제를 강력한 리더십으로 복구, 3년여만에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등 경제 대통령으로 불린다. 다만, 조기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사상 유례없는 금모으기 등에 적극 동참한 국민의 노고는 고스란히 빠졌다. 당시 한국 경제는 체중 감량과 함께 체질 개선을 실시하는 등 역시 정부 주도로 다소 건강을 되찾았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2003년2월~2008년2월). 외환위기 이후 저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급상승한 부동산 경기를 잡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다양한 부동산 정책을 쏟아 냈으나, 아이러니하게 버블세븐(부동산 가격에 거품이 낀 7개 지역) 등 신조어만 남발하고 역사 속으로 퇴장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2008년2월~2013년2월). 건설인 출신으로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역시 다양한 관련 정책 완화와 4대강 사업 등 건설 경기 활성화를 위해 주력했지만, 역설적이게도 재임 당시 건설과 부동산 경기는 끝을 모르고 곤두박질쳤다.

반면,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에서 한국이 상대적으로 빨리 회복되는 등 색다른 경제 정책없이 어부지리 효과를 누렸다. 그러다 정권말기 터진 유럽연합 일부 국가의 재정 위기와 미국의 더딘 경기 회복,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고유가 등으로 내수는 더블딥(이중경기침체)에 빠지는 등 경제 성적표는 초라했다.

현재 박근혜 대통령(2013년2월∼)은? 진행형이지만, 최근 기업 사정한파를 감안하면 큰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초, 창조경제를 앞세우면서 경제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천명했다. 실제 그는 기업 수장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불필요한 규제를 제거하려고 노력하는 등 재임 기간 우리 경제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기업인들과 일반 대중에게 갖게했다. 장미빛 경제에 대한 희망이 보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엄격한 도덕적인 잣대로 기업인들이 연루된 경제사범의 경우 엄벌할 것도 공표했다. 이로 인해 내노라하는 기업의 수장들이 영어의 몸이 됐고, 아직도 수감생활을 하고있다.

집권 초기 박 대통령은 당근과 채찍을 양손에 나눠쥐고 적절히 사용했다는 평이다.

집권 3년차로 들어선 지금은? 한마디로 절망적이다. 지난 2년 간 기업들이 정권에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일각에서는 ‘말을 안들었다’고 한다, 현재 정권은 기업 죽이기에 나섰다. 사정 한파가 포스코에 이어 동부그룹, 신세계, 한화 등으로 번질 기세다.

가뜩이나 세계 경제가 침체여서 내수 경기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데,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행위야 말로 대한민국 경제, 나아가 민생을 포기하는 좌충수가 아닌가 싶다.

이에 대해 정권은 경제성장률과 소비·생산자물가, 유가 안정 등, 이전 정부보다 개선된 경제 지표를 내세우며, ‘잘 하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고있다.

과연 그럴까? 대한민국 산업의 80%는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국은 99%의 석유를 수입에 의존한다. 현재 국제 유가는 MB정권 후반, 급상승한 유가의 절반 수준이다. 국내 유가도 당연히 내렸다.

이를 감안할 경우 생산·소비자물가 안정은 당연하다. 정부가 잘 해서라기보다는 저절로 된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함구하고 있는 체감경기는? 여전히 어렵다. 외환위기 이후 한번도 좋았던 기억이 없다.

정권은 우수한 경제 지표에도 내수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점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정권은 집권 초기처럼 당근과 채찍을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는 묘를 발휘해야 한다. 선친처럼 일방통행이 아닌 소통으로 꽉막힌 한국경제의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다. 기대해도 좋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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