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최근 BMW 기종에서 연속적으로 화재가 발생, 자동차 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달 반 사이에 7건이나 일어나도 보니 ‘자동차 품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높아진 상황이다.

과연 BMW 품질에 대한 문제일까? 처음 BMW 520d 모델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부터 관여해 온 필자 입장에서 볼때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의혹제기라고 볼수 있는 부분도 적지 않아 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같은 모델에서 이틀 간격으로 연달아 화재가 발생하다보니 해당 모델의 품질 자체에 대한 의심이 들기도 하겠지만 두 번째 화재차량의 경우 일명 ‘부활차’였다. 폐차될 차량을 살려 운행하려 했다는 점에서 두 차량 화제 사고의 연관성은 극히 적어진다.

같은 브랜드 차량에서 짧은기간 연달아 화재사고가 발생하자 이 점만 집중보도되며 BMW 품질에 대한 문제점을 넘어 수입차 전체에 대한 의혹제기로 사태가 부풀려 해석되는 건 분명 앞서간 해석인 것이다.

물론 7건 중 리콜 다음 날 바로 화재가 발생한 사례와 7시리즈 신차를 인수한 다음 날 화재가 발생한 사건은 자동차의 근본적인 품질 문제로 의심되기에, 이 건에 대해서는 국과수 조사가 끝난 뒤 환불이나 교환 등 적절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 예상된다.

이와 달리 나머지 5건은 앞서 언급한 부활차이거나 13~14년 된 중고차인 만큼 품질과는 거리가 먼 소유자의 관리부실 문제를 고려해 볼수 있겠다.

실제 차량 화재를 다수 조사한 필자 경험에 근거하면 오래된 차량의 경우 자동차 결함보다는 관리적 부분에 있어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사례에서는 블랙 컨슈머가 확인되기도 했다. 최근 있었던 화제 사고에 대해서도 냉정하게 파악하고 하나하나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나라 자동차 문화에 인식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선 우리나라의 경우 운전면허 취득 시험 자체가 강화돼야 하지만 시험항목에 있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 단순히 운전실력만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관리의 기본적인 부분도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다.

엔진보닛을 열고 엔진오일이나 냉각수, 브레이크액, 와셔액 등의 위치와 수량을 체크하는 방법은 10~20분이면 충분히 배울 수 있다. 타이어 공기압 체크 및 차량의 냄새와 이상 유무 등만 챙겨도 화재는 물론 안전과 내구성을 보장할 수 있다.

나아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자가 정비 프로그램이나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거점별 교육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 본다.

꼼꼼한 차량 세차도 중요하다. 단순히 외부의 세차나 부식 조치 등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엔진룸 청소도 해야 한다. 실제 차량 화재의 90% 이상이 엔진에서 발생하는 만큼 노후화된 중고차 일수록 엔진룸 청소는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비상 대처법을 숙지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안전삼각대와 섬광등, 후레쉬, 각종 스프레이는 물론이고 비상탈출을 위한 유리깨는 망치와 가위 및 비상 공구도 소지해야 할 것이며, 화재 시 조기 소화를 위한 차량용 소화기 비치는 특히 중요하다.

자동차 회사들의 적극적인 품질제고 노력은 앞서 언급한 사안들보다 보다 이전에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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