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지수 기자] 택시비 몇 만원을 내지 않고 달아났다가 지명수배 된 전직 프로축구 선수가 자신의 고급 외제차가 파손되고 폭행을 당한 사건으로 경찰서를 찾았다가 덜미를 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직 프로축구 선수 고모(25)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지난달 말 검찰에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 4월17일 서울 노원구에서 강남구까지 이동한 후 택시비 4만1000원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택시요금은 1만5000원이 나왔고, 고씨는 택시에서 내리기 직전 택시기사에게 "잠깐 여자친구를 만나고 오겠다. 내가 프로축구 선수이니 안심하라"고 한 뒤 도망쳤다. 택시기사는 고씨를 계속 기다렸고 미터기 요금은 4만1000원까지 올라갔다.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고씨에게 수 차례 출석 요구를 했으나 불응했다. 고씨가 계속 출석 요구를 무시하자 고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했다.

고씨는 인모(44)씨가 자신의 페라리 차량을 부수고 자신을 폭행했다며 경찰서를 찾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고씨는 지난 10월26일 오전 1시50분쯤 인씨가 "차에서 나는 배기음이 시끄럽다"며 강남구 논현동의 한 도로에 세워놓은 자신의 페라리 차량을 발로 찬 사건으로 경찰서를 찾았다.

당시 인씨는 고씨의 운전석 문짝을 발로 차고 사이드미러를 부순 뒤 쓰고있던 모자로 7차례 고씨를 때렸다. 화를 참지 못한 고씨가 대항하면서 쌍방폭행으로 번졌다.

고씨가 경찰서를 찾았을 때 과거 고씨를 지명수배한 팀이 당직을 서고 있었고, 고씨는 사기 혐의에 대한 조사까지 받게 됐다.

경찰 조사 결과 고씨는 2013년 8월 소속팀에서 방출된 후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해 무적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인씨에 대해서는 조사가 끝나는대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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