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김지수 기자] 경찰이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 체포를 위해 조계사에 병력을 투입하는 문제를 놓고 조계종이 "조계사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단지 체포영장이 발부된 한 개인을 강제 구인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조계종, 나아가 한국불교를 또 다시 공권력으로 짓밟겠다는 것과 다름 없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대변인 겸 기획실장인 일감스님은 9일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발표문을 통해 "조계종은 법 집행을 명분으로 경찰병력이 조계사를 진입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신중에 신중을 가해 주시길 강력히 요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계종은 "만일 우리의 이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경찰병력이 조계사에 투입된다면 그로 인해 발생되는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음을 경고한다"며 "지난 11월16일 민주노총 한상균 위원장이 조계사로 몸을 피신한 이후 조계사는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인내하며 상생과 화합이라는 지혜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계종은 이어 "화쟁위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거취문제와 관련해 지난 5일과 6일, 8일, 9일에 걸쳐 진행된 면담을 통해 보다 진전된 내용과 합리적 문제해결을 위한 해법을 진지하게 모색하고 있다"며 "그동안 조계사는 한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 이후 안팎으로 제기되고 있는 수많은 비판과 비난을 자비와 인욕의 정신으로 감내해왔으며 화쟁위는 합리적인 방식으로의 문제해결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위원장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조계종은 한 위원장에게 "거취문제에 대해 신속한 결정을 촉구한다"며 "종교인들과 국민들과 함께 합법적이고 평화적인 민중총궐기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평화적인 집회시위 문화에 일대 전기를 마련한 것처럼 공권력 투입이라는 폭력의 악순환이 발생되지 않도록 신속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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