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태원 살인사건' 현장검증을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아더 존 패터슨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지수 기자] '이태원 살인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에 대한 재판에서 당시 사건 현장에 함께 있었던 패터슨의 지인이 "패터슨이 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증언했다.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심규홍) 심리로 열린 패터슨의 살인 혐의 7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미국인 A씨는 "지난 1998년 내지 1999년부터 지금까지 패터슨이 진범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패터슨과 함께 있었던 일행 중 1명인 A씨는 "패터슨은 사건 현장인 햄버거 가게에서 나와 윗층에 있는 클럽 화장실에서 머리에 묻은 피를 닦아 냈다"며 "당시 패터슨이 세면대에서 머리를 씻는 모습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패터슨의 모습에 대해 "패터슨을 포함한 일행이 또 다른 지인 B씨의 집으로 돌아갈 때, 패터슨은 여기저기 발길질을 해대고, 소리를 질러대며 벽을 치기도 했다"며 "마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행동했다"고 묘사했다.

A씨는 이어 "패터슨은 바지에 피가 묻었다는 이유로 B씨에게 바지를 바꿔 입자고도 했다"며 "B씨가 왜 그러느냐 묻자 패터슨은 '날 믿어(Trust me)'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패터슨 측 변호인은 A씨에게 "결백하다는 것을 믿어달라는 의미가 아니겠는가"라고 질문했다. 하지만 A씨는 "여기서 '믿어라'는 말의 의미는 바지를 꼭 돌려주겠다거나, 문제가 없을 거란 의미였다"고 지적했다.

A씨는 또 이날 재판에서 "패터슨이 폭력적인 성향을 띄고 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A씨는 "패터슨은 고등학교 재학 시절 성냥불을 한 여학생에게 던져 옷에 불을 붙인 적이 있다"며 "본인도 한 차례 얼굴을 가격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검찰은 A씨에게 "패터슨에게 불리하게 증언하는 이유가 맞은 것으로 인해 안 좋은 감정을 품고 있어서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A씨는 "정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올바르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내년 1월12일쯤 열리는 재판에서 사건 당시 패터슨과 함께 있었던 에드워드 리(36)의 아버지 이모(61)씨와 패터슨의 친부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내년 1월15일쯤 이 사건 재판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패터슨은 1997년 4월3일 오후 10시쯤 서울 이태원 소재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한국계 미국인 리와 함께 대학생 조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패터슨은 지난 9월23일 송환된 이후부터 법정에 서기까지 줄곧 "범인은 (에드워드) 리"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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