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아들 얻었지만 여론은 싸늘

[월요신문 민희선 기자] "친자를 확인해 달라"는 전 애인 최 모씨(31)의 소송에 따라 지난 12월 14일 최 씨의 아들과 함께 친자확인을 위한 유전자 검사를 받았던 가수 겸 배우 김현중(29)이 검사 결과에서 친자 사실을 확인했다. 그동안 전 애인 사이의 폭행, 유산 논란으로 물의를 빚어온 그는 이번 판결에 할아이의 아빠로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법정 공방과 언론 대응 등을 통해 최 씨와의 사이가 흠집이 날 대로 난 상황에서 과연 아이에게 제대로 된 양육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다.

   
김현중

그룹 'SS501' 출신 김현중은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입담으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연예인이다. 그런 그가 지난해 8월부터 이어진 전 애인의 폭로를 통해 그동안 지켜온 이미지에 많은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 7월 전 애인 최모씨가 언론을 통해 공개한 그의 문자 내용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지는 거친 표현이 많아 더욱 그에 대한 팬들의 사랑과 신뢰를 떨어지게 만들었다. 해당 문자들 중에는 그가 최씨의 임신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내용도 있어 최씨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했다.

전 애인이 김현중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밝혔을 때 김현중 측은 이를 극구 부인하는 듯한 태도를 일관했다. 그러나 끝내 진실이 밝혀졌고 이제 대중의 눈은 그가 앞으로 최씨 모자에게 어떤 행동을 취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대 법의학교실 친자확률 99.9999%

지난 12월 21일 오후 최씨 측 변호를 맡은 선종문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8일 서울대 의대 법의학교실로부터 '서로 부자관계에 있다'는 감정서 결과를 받았다"며 공식입장을 밝혔다.

선종문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담당교수 이○○)는 지난 17일 서울가정법원 인지청구 등 사건을 담당하는 가사2단독 재판부에 '부권지수는 2,000,000보다 크며 부권확률은 99.9999%보다 높으며, 위의 돌연변이율을 함께 고려한다면 AMPI 부권지수는 1,392,028.67이며 부권확률은 99.9999%'라는 감정결과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법원 명령에 따라 신뢰가 담보된 국가 기관에서 시행한 유전자 검사에서 최씨의 아들이 김현중의 친자라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진 것이다.

이번 유전자 검사는 지난 12월 9일 서울가정법원 가사2단독 정현경 판사가 김현중과 최씨에게 함께 유전자 검사를 받으라고 명령함에 따라 이뤄졌다. 앞서 지난 9월 24일 최씨는 "친자를 확인해 달라"며 김현중을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재판과정에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법원 명령에 따라 현재 군 복무 중인 김현중은 최씨의 아들과 함께 지난 12월 14일 서울대병원에서 친자확인을 위한 유전자검사를 받고 바로 경기 파주 30사단으로 복귀했다. 김현중 측 법률대리인인 이재만 변호사는 9월 기자회견에서 "친자가 확인된다면 김씨는 아이 아빠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본인도 친권을 확인하고 싶어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현중과 최 씨는 2012년부터 약 3년 넘게 교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8월 최씨가 김현중에게 폭행을 당해 유산됐다고 주장하며 김현중을 폭행치사 및 상해 혐의로 고소하면서 둘의 사이가 뒤늦게 세상에 알려졌다. 최씨는 김현중의 사과를 받고 당시 고소를 취하했지만 이후 2월 김현중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면서 다시 둘 사이에 논란이 시작됐다.

김현중이 최씨의 주장을 거짓말로 몰아가며 책임을 회피하려 하자 최씨는 4월 김현중을 상대로 첫 번째 임신의 유산으로 정신적인 피해를 입었다며 16억 원에 이르는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김현중 측은 임신에 대한 거짓말로 받은 합의금 6억과 합의금을 받을 당시 비밀유지조항이 있었는데도 먼저 언론에 공개한 것에 대한 위자료 6억원을 합해 총 12억의 반소를 전 애인 최씨에게 제기했다. 김현중의 변호사는 당시 "김현중 전 여자친구는 병원 6곳에서 받은 검진결과 임신 및 유산을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김현중에게 임신 후 유산을 했다는 것은 거짓말을 한 것이 아니냐"라고 말했다.

최씨는 지금까지 김현중과 2년여 동거 기간 동안 총 5회의 임신을 반복했다며 총 66개 증거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현중은 재판 과정에서 5회의 임신 중 3회의 유산, 낙태, 출산 사실은 인정했지만 나머지 2회의 유산, 낙태는 부인했다.

친자 확인됐는데도 진흙탕 싸움 여전

최씨의 아들이 김현중이 아들이 맞다는 유전자검사 결과가 밝혀졌지만 최씨와 김현중 사이의 공방은 여전했다. 최씨 측 선 변호사는 "이번 유전자검사와 관련해 수차례에 걸쳐 '친자가 아닐 경우 최씨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인격살인을 자행한 것에 관해 김현중씨는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선종문 변호사는 또한 "의뢰인은 김현중 씨와 2년 여의 동거 기간 동안 총 5회의 임신을 반복했고 그에 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 지금까지 총 66개의 증거를 제출했으며 임신 관련 표 1.의 증거와 폭행 및 상해 관련 표 2.의 증거를 제출하는 등 변론에 충실히 임하고 있다. 하지만 김현중 씨는 총 23개의 증거를 제출하였을 뿐 특히 공갈협박과 관련하여 어떠한 증거도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면서도 김현중 씨는 재판 과정에서 총 5회의 임신 중 3회의 유산, 낙태, 출산 사실은 인정하고 나머지 2회의 유산, 낙태는 부인하고 있으면서도 '위 유산, 낙태, 출산이 김현중의 아이라는 증거가 있느냐?'라면서 이미 생명이 사라진 태아 및 의뢰인을 모욕하는 매우 파렴치한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선 변호사는 김현중이 무고와 명예훼손 피의자 신분으로서 30사단 군검찰에서 조사를 받고, 서울송파경찰서 대질신문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봤다. 민사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도 당사자신문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언론플레이를 통해 "자신의 친자의 어머니인 의뢰인을 아무런 증거도 없이 대국민 사기꾼, 공갈범으로 매도하며 명예를 훼손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를 요구했다. 특히 "앞으로는 아이의 아버지로서의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아이와 엄마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 측의 주장에 김현중의 부모도 맞대응을 보였다. 이들은 유전자 검사 결과가 알려진 12월 21일 오후 서울 서초동 법무법인 청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가 낳은 아이를 친자로 인정한다며 "김현중이 친부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김현중이 아이를 폭행해서 유산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재판을 통해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김현중의 부모는 "언론 플레이는 최씨 측이 하는 것"이라며 "최씨 측이 원하는 사과가 뭔지 모르겠다. 김현중이 죽거나 가족 중에 누군가가 죽어야 사과인가"라며 눈물을 쏟았다. 이어 "현중이가 법을 어겼으면 법의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자꾸 아이를 이용하는지 모르겠다. 제발 대화로 해결할 수 있으면 대화로 해결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현중의 부모는 또 "아이는 축복받아야 하는 존재다. 아이를 돈과 결부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해 왔고 우리는 아이의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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