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입춘이 지나고 꽃피는 봄의 계절이 돌아왔다. 추위가 점차 누그러지고 창가엔 따사로운 햇살이 눈부시게 가득하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불청객이 찾아온다. 바로 과다수면의 증상이다. 단순히 과다수면인지 그 이상을 넘어 기면증인지 다음을 통해 알아보자.

올해 중학생인 이종현(13)군의 엄마 김지선(38)씨는 초등학교 때부터 담임선생님과 면담을 할 때면 항상 듣게 되는 이야기가 있다. 종현이가 수업시간에 졸아 수업 분위기를 흐린다는 것이다. 일부러 저녁 9시전에 재워보기도 하고 잠을 깨워보고자 아침에 가벼운 줄넘기 운동을 시키기도 하는데 왜 계속 그런 지적을 받는지 의문이다. 이제 중학생이라 예전보다 빨리 일어나야 하는데 또 같은 일이 반복될까 하는 걱정에 혹시 종현이가 말로만 듣던 기면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과다수면의 증상

건강상의 다른 이유가 없는 상태에서 지나치게 잠이 많은 건 일반적으로 과다수면으로 볼 수 있다. 수면이 부족해도 문제지만 너무 많은 것도 좋지 않다. 수면이 충분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주체할 수 없이 쏟아지는 잠 때문에 자꾸 졸리고 집중을 못하는 것은 전형적인 과다수면의 증상이다. 과다수면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본인의 일상생활 질이 떨어질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계속 지적을 받게 되고 이 때문에 스스로 자신감과 의욕도 심하게 떨어질 수 있다.

과다수면이 나타날 때에는 단순히 과다수면인지 아니면 기면증인지 구분해봐야 한다. 만약 졸린 느낌의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잠이 드는 수면발작, 감정적인 변화가 생기는 상황에서 다리 풀림이나 무표정, 일그러진 표정을 짓게 되는 안면근육 마비와 같은 탈력발작이 일어난다면 과다수면의 범위를 넘어 기면증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기면증 환자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환각, 가위눌림, 자다가 깨는 증상이 많이 일어나므로 이런 증상들이 있을 때는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과다수면의 원인

과다수면은 대부분 수면의 질적인 저하로 인한 경우가 많은데 다음과 같은 원인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다. 우선 체력 부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아이의 체격이 평균보다 뚱뚱하거나 너무 말라도 체력이 약할 수 있기 때문에 체중 조절하는 것이 과다수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만성비염이나 축농증, 만성 기관지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있어 그로 인한 산소 공급 부족이 원인일 수 있다. 낮 시간의 공급되는 산소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수면 중 자연스러운 호흡을 통한 충분한 산소공급이 일어나지 않으면 자다 깨는 횟수가 늘어서 숙면을 방해할 수 있다. 혹시 아이가 자는 중 호흡이 심하게 거칠다거나 코골이를 많이 하거나, 호흡 중 한 번씩 숨을 멈추는 듯한 현상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세 번째로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피로가 원인일 수 있다. 특히 새 학기에는 환경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육체적․정신적으로 느끼는 압박과 중압감 그리고 늘어난 학습량으로 몸이 지치고 힘들어서 나타나는 현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밖에 날씨나 기후, 계절의 변화 등 일시적으로 수면이 많아지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과다수면 상태가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항이다.

성인의 경우에는 간이나 신장, 혹은 심한 피로 등의 다른 유발 요인이 없었는지 체크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만성피로에 의해서 과다수면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간 기능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 외에도 만성피로증후군이나 심한 근육피로, 만성적인 소화기능 약화 등 과다수면 치료 시에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 볼 수 있다.

규칙적인 수면과

적절한 운동 필요

과다수면기면증 전문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야간 수면시간이 너무 길어져도 혈액순환 측면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많이 자고 나면 얼굴이 붓는 것도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많이 잘수록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줄어들어서 혈액이 그만큼 힘차게 돌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뺏기게 된다. 이런 상황이 계속 누적되면 부종, 손발 저림, 비만, 근력 약화로 인한 관절통 등의 문제가 2차 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낮 시간에 활동하면서 활력이 떨어져 쉽게 졸리고 누우려고만 하고 무기력과 의욕저하 등의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규칙적인 수면과 적절한 운동으로 휴식과 활동에 균형을 맞춰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과다수면이나 낮 시간의 졸림이 심한 상태라면 부족한 체력을 보충해주고 밤에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한약 처방으로 수면의 효율은 높이고 불필요한 잠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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