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두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2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두산그룹은 18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4조2513억원, 영업이익 3062억원, 당기순이익 18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5%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3.18%, 767.84% 증가한 수치다.

두산의 호실적은 계열사가 일제히 흑자에 전환한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까지 부진을 면치 못했던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6183억원, 영업이익 17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26.8% 증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이런 실적은 근로자들의 희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2월과 9월 사무직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자를 380여명을 내보냈고, 11월에는 기술·생산직 45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 와중에서 신입사원도 명퇴 신청을 받아 논란이 됐었다.

두산건설의 경우, 전년대비 515.6% 증가한 10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두산중공업으로부터 받은 지원을 털어내고 거둔 실적이어서 값진 평가를 받았다.

두산중공업은 2분기 연결기준 262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주력 계열사의 면모를 보여줬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250억원의 순손실에서 1255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이밖에 두산의 자체사업도 매출 5850억원, 영업이익 514억원을 기록하면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0%, 27.9% 증가했다.

두산그룹의 이런 실적은 전면적인 구조조정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강선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사업부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효과로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 2분기에 양호한 실적을 냈다”고 진단했다.

박정원 회장의 리더십도 그룹의 분위기를 바꾸는데 한몫했다. 박 회장은 취임 직후 대규모 M&A(인수합병)를 진두지휘하며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에 나섰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30일 ESS(에너지저장장치) 소프트웨어 원천기술 보유업체인 미국 원에너지시스템즈 지분 100%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박 회장은 이밖에도 각 계열사별로 단호한 구조조정을 주문해 실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최원경 키움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효과는 하반기에도 이어져 올해 영업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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