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쓰레기폐기물환적지 예정지 <사진제공=푸른수목원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구로자원순환센터 건립을 놓고 구로구청과 주민들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구로구는 2010년부터 구로구 항동 58-1 일대에 자원순환센터를 건립 중이며 완공 예정일은 내년 말이다. 자원순환센터가 들어서는 곳은 서울시가 조성한 푸른수목원 내 부지로다. 구로구는 이곳 지하에 자원순환센터를 조성하고 지상에는 공원을 만들어 시민 휴식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구로자원순환센터는 구로구에서 발생한 쓰레기·음식물 찌꺼기를 자체 소각·처리하지 않고 수도권쓰레기매립지로 이송하기 위한 중간 환적지다. 문제는 부지 선정에 있다. 구로구 주민들이 즐겨 찾는 푸른 수목원 내에 건립되고 있기 때문. 당초는 도시계획시설(폐기물처리시설)로 결정된 항동 208번지 일대에 설립될 예정이었지만 해당 부지가 공공주택지구에 수용되면서 변경됐다.

자원순환센터 인근 주민들은 쓰레기 차가 들락날락하는 과정에서 악취, 비산먼지 등이 발생해 주거 환경을 훼손하고 푸른수목원까지 피해가 예상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구로구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악취나 소음, 분진 등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주민에게 피해가 생길 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은 구의 이런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푸른수목원살리기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한데 이어 지난 6월부터 구로구 청사 앞서 반대 집회를 열고 구의 행정을 비판했다.

비대위측은 “구청이 항동 공공주택지구의 땅 주인에게만 두 차례 설명회를 개최하고 400m 떨어진 주민들에게는 아무 사전 설명없이 비밀리에 공사를 진행했다. 환경단체나 시민단체에 용역을 의뢰해 문제가 없다고 하면 우리도 믿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공사를 중단하고 부지를 바꿔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구로구 관계자는 “센터에서 이뤄지는 폐기물 처리 작업은 소형 트럭이 구로구 전체에서 수거한 쓰레기를 대형트럭으로 옮겨 싣는 방식이어서 환경오염이 발생할 여지가 없다. 외부로 냄새가 유출되지 않도록 2중 밀폐된 시설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포집된 악취는 ‘고온 산화법’ 등 최신 기술을 이용해 처리한다. 이미 비슷한 기술을 적용해 가동 중인 경기도 하남시의 시설도 전혀 악취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비대위는 부지 선정부터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비대위 관계자는 “자원센터가 들어서는 서울시립 푸른수목원은 멸종위기 보호종 서식지가 집결된 구로구의 보석이며, 서울시는 뛰어난 천혜의 자연조건을 인정하여 10년에 걸쳐 현재의 서울시립 수목원을 완성했다. 이러한 천혜의 자연보고인 수목원 옆면을 절개해 6500평의 거대 쓰레기 집결 처리장을 만들고 있다. 공사로 인한 샘물줄기 차단으로 벌써부터 수목원 저수지의 수위가 줄어드는 등 환경 훼손이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비대위측은 “세계적으로 혐오시설에 공원을 조성하는 예는 있어도 자연이 살아숨쉬는 공원에 혐오시설을 건설하는 경우는 없다. 그런데 구로구청이 주민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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