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신문 김혜선 기자] 세계보건가구(WHO)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을 100% 막을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됐다고 발표했다.

WHO는 22일(현지시간) 아프리카 기니에서 실시된 에볼라 백신 ‘rVSV-ZEBOV’의 임상시험 결과 논문이 의학저널 란셋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연구를 진행한 마리-폴 키니 박사는 에볼라 백신이 100% 예방효과를 갖고 있으며 큰 부작용이 없어 안정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 논문에 따르면 기니에서 에볼라 백신을 접종받은 임상시험 대상자는 5837명이다. 백신 접종 후 10일 이후에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실험 대상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연구팀은 에볼라 감염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들을 추적조사해 117개의 그룹으로 나눴다. 이 개별 그룹들의 평균 인원수는 80여명이었다. 연구팀은 이들 그룹을 18세 이상 성인들에 한해 무작위 선정해 즉시접종그룹, 3주후 접종그룹을 나눴다. 최초 접종 결과 이 백신을 늦게 접종받은 인원 23명을 제외하고 단 한명의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후 연구팀은 어린이를 포함한 다른 그룹에 즉시 접종을 진행했고 역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백신을 접종받았던 사람들 뿐 아니라 백신을 접종받지 않았던 이들에게서도 이른바 ‘집단면역’(herd immunity)이라 불리는 간접적인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예방효과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에볼라 백신을 접종한 실험대상자의 부작용은 두통, 피로감, 근육통 등 전형적인 경미한 증세”라고 설명했다. 중증 부작용이 나타난 80건의 사례 중 에볼라 백신으로 인해 발생된 이상반응은 단 2건이다. 연구팀은 이들이 모두 완전히 회복됐다고 덧붙였다.

에볼라 백신은 유럽연합 규제당국의 신속한 승인을 받아 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WHO에 따르면 현재 ‘백신개발 및 예방접종 지구동맹(GAVI)’ 측이 500만 달러의 생산 비용을 머크에 전달했다. 머크 측은 공식 허가가 나오기 이전이지만 30만 도즈(dose, 1회 접종량) 분량을 생산해 놓은 상태이며, 응급환자가 필요한 경우 접종이 가능하다고 WHO는 설명했다.

1976년 처음으로 확인된 에볼라 바이러스는 2013년 말 기니에서 창궐해 인근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지로 확산됐다. 이후 2년간 에볼라 바이러스로 전 세계에서 2만8천여명이 감염, 1만2천300명이 숨져 백신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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