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1일 평양에서 열린 제4차 당대표자회에서 노동당 제1비서로 추대된 김정은이 당 정치국 상무위원,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까지 겸하면서 사실상 3대 세습을 마무리 지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2일 "노동당 규약과 노동당 최고지도기관 선거세칙에 따라 노동당 제1비서 김정은 동지께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당중앙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추대되셨음을 선포했다"고 전했다.

이로써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4개월 만에 군권에 이어 당권까지 장악한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올라 김정은 체제를 공식화했다.

앞서 김정은은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라는 공식 직책을 처음 받았고,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 후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올랐다. 1년 7개월 만에 다시 열린 당대표자회에서 그는 실질적 최고 직책인 제1비서직에 추대돼 단기간에 최고 권력을 거머쥐었다.

특히 이번 당 대표자회의에서 김정은이 총비서가 아닌 '제1비서'직을 새로 만들어 그 자리에 취임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됐다. 당 '제1비서'직이라는 명칭은 쿠바와 소련, 우크라이나 등 공산국가에서 당의 최고 직위로 사용하기도 한다.

개정된 당규약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영원한 총비서'이고, 노동당은 '김일성·김정일의 당'이며, 제1비서직을 신설하되 1비서는 당의 수반으로 당을 대표한다고 명시했다.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할 당시에도 북한은 김일성을 '영원한 주석'으로 추대하며 주석을 공석으로 유지한 바 있다. 김정은의 권력세습 방법도 이를 답습한 것.

무엇보다 이번 당대표자회의에서 최용해 당 비서가 당 정치국 상무위원과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승진, 김정은의 핵심 엘리트로 떠올랐다. 김정은의 고모와 고모부로 후견인 역할을 해온 김경희와 장성택은 각각 당 비서와 당 정치국 위원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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