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위: 백만달러 <자료출처=한국무역협회>

[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섬유·의류 산업이 사상 처음 2년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섬유·의류 산업은 한때 우리나라 수출의 일등공신이었지만 최근 값싼 해외 제품의 수입 증가와 수출 감소로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0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우리나라 섬유·의류 수출액은 124억2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 감소했다. 반면 수입액은 1.0% 늘어난 135억2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수입액은 2014년에 세운 역대 최대 기록 146억5800만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섬유·의류 무역흑자는 1998년 사상 최대인 140억4천만 달러를 기록한 뒤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무엇보다 섬유·의류 산업의 외형이 줄고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상당수 국내 섬유·의류 공장이 인건비 상승으로 중국, 베트남 등으로 대거 이전한 가운데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된 중저가 의류 제품이 국내 시장으로 역류하면서 수입은 꾸준히 늘어났다.

특히 대중국 무역적자가 심각하다. 지난해 한국은 중국에 22억2천100만 달러어치 섬유·의류를 수출했다. 하지만 수입액은 64억5천100만 달러에 달해 42억3천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냈다. 중국과의 섬유·의류 교역은 2002년 처음 4억8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뒤 올해까지 15년째 적자 행진이다. 적자 폭도 해마다 불어나 올해도 이미 39억3천500만 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국내 섬유·의류 산업은 사양길로 접어든 의류 대신 타이어코드, 극세사 클리너, 유리섬유 등 고부가가치 직물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ITㆍ섬유소재ㆍ자동차ㆍ우주항공 같은 산업군에서 쓰이는 첨단 섬유를 적극 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1970~80년대 국내 섬유·의류 산업의 수출은 의류가 60~70%를 차지했으나 현재는 직물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섬유산업의 질적 성장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세계시장에서 주요 수출국으로 군림하던 과거와 비교하면 갈수록 입지가 좁아진다는 지적은 피하기 힘들다. 이와 관련 무역협회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섬유산업은 세계 수출시장에서 약 5%를 차지하는 중요 산업”이라며 “현재 우리 섬유 수출 1위 품목인 스판덱스같이 고부가가치 품목을 중심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구조를 전환해 재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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