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전경. <사진제공=동양생명>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육류(肉類)담보 사기대출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은 육류담보대출을 취급하는 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털사 등을 대상으로 대출 규모와 실태를 조사 중이다.

육류담보 대출은 소고기 등 냉동보관 중인 수입 육류를 담보로 이뤄지는 대출 상품을 말한다. 육류 유통업자가 수입 고기를 창고업자에게 맡기면 창고업자가 담보확인증을 발급하고, 유통업자가 이를 토대로 대출을 받는 구조다.

이번 사건은 육류 유통 중개회사인 ‘프로핏 인터내셔널’이 하나의 담보물을 두고 여러 금융사에 중복 대출을 받으며 불거졌다. 대출 사기 사건에 가담한 유통업체는 ‘프로핏 인터내셔널’ 이외에 최소 한 곳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중개업체는 자본금이 10억원도 안되는 상황에서 냉장업체인 선화CS, 키스톤냉장, 우일산업 등과 짜고 1500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금융사들이 동산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지 않고 대출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 중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담보확인증이 제대로 된 것인지, 왜 대출금 연체와 부실 대출이 생겼는지 여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육류 담보 대출 사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금융권 피해 역시 당초 예상보다 클 것이란 우려가 늘고 있다.

현재까지 확인된 금융권 육류 담보 대출 규모는 동양생명(3800억원)이 가장 크다. 이어 화인파트너스(676억원), HK저축은행(354억원), 효성캐피탈(268억원), 한화저축은행(178억원), 신한캐피탈(170억원), 한국캐피탈(113억원), 조은저축은행(60억원), 새마을금고(29억원), 세람저축은행(22억원) 순이었다. DGB캐피탈과 전북은행 역시 대출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산업계도 육류 대출 사기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CJ프레시안이 68억원을, 포스코대우가 125억원을 대출해 준 것으로 파악됏다.

금융권에서는 피해를 최소화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담보물 창고 검사 중 부분적으로 담보물에 문제가 발견돼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담보물을 확인 중에 있고, 손실규모가 확인되는 경우 바로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손실규모를 파악하는 데는)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채권 회수 등 관련 사안 피해를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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