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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신문 허창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재벌 총수들과 독대하는 자리에서 ‘최순실회사’ 소개서를 직접 건넸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다. 이는 “최순실과 절대 공모하지 않았다”는 박 대통령의 최근 해명과 달라 파장이 예상된다.

3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은 검찰은 박 대통령이 총수들과 독대를 마친 뒤 최 씨의 직·간접적인 회사들과 정유라 등을 도와달라며 수주를 위해 작성된 회사소개서인 ‘지명원’을 직접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과 안 전 수석이 전달한 지명원에는 미르·K스포츠재단, 광고회사인 더플레이그라운드, 더블루K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독대 자리에 배석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박 대통령이 지명원을 총수들에게 건넨 사실을 목격했다”면서 “일부 총수들에게는 자신이 직접 지명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박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만나 “최순실과 절대 공모하지 않았다”며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을 지시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특검과 검찰이 확보한 이같은 진술은 박 대통령이 최 씨와 공모를 했다는 결정적 정황을 뒷받침한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5년 7월 대기업 총수 17명을 불러 오찬간담회를 가진 뒤 현대차, SK, 삼성 등 총수 7명을 차례로 불러 독대했다. 지난해 2월 중순에는 현대차, 삼성, LG, 한진, 한화 등 총수나 최고경영진을 불러 독대했다. 독대는 평균 30∼40분 간 진행됐다.

총수들과의 독대 이후 현대차, SK, 삼성, LG 등 주요 그룹은 미르재단에 486억 원, 19개 그룹은 K스포츠재단에 288억 원을 단기간 출연했다.

최 씨가 실질적으로 소유한 광고회사 '더플레이그라운드'는 지난해 4~5월 현대차에서 총 70억 원어치 광고를 수주했으며, KT는 지난해 3~8월 플레이그라운드를 협력사로 삼기 위해 선정 기준까지 바꾼 뒤 광고 68억 원어치를 몰아줬다. 포스코는 16억 원을 들여 2017년에 펜싱팀을 창단하기로 하고 관리 용역을 더블루K에 맡겼다.

삼성은 최씨가 독일에 세운 '코레스포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2015년 10월까지 약 35억 원을 송금했다. 삼성은 또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탈 말 등을 구입하는데 약 43억 원을 추가로 지원했다. 이 모두가 대가성이 있다는 것이 특검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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