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계란 대란'에 이어 식용유 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남미에서 발생한 홍수로 아르헨티나 등 주요 산지의 콩 재배량이 줄고, 품질도 떨어지면서 식용유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소비자용 제품 수급에는 아직 차질이 없지만 업소용 제품의 경우, 일부 업체는 공급을 중단했고 다른 일부 업체는 가격을 올렸다.

동원 F&B와 대상 등 아르헨티나에서 대두 원유를 수입해 업소용 식용유를 공급하는 업체들은 최근 납품을 중단했다. 대상 관계자는 “식용유를 만드는 위탁업체에 확인해 본 결과 남미산 콩이 홍수로 물을 많이 머금어 색이 변질되는 등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오뚜기와 롯데푸드 등은 공급은 계속하고 있지만 식용유 가격을 지난달 말 약 9% 올렸다. 2만4000원 정도였던 18ℓ 업소용 식용유 한 통의 도매가격은 최근 2000원~3000원 가량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업소용 식용유는 원래 수익이 나지 않는 품목인데, 품질 문제로 대두 원유를 평상시보다 여러 번 정제해야 하고 공급 물량도 줄면서 불가피하게 가격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은 이달 말 7~8% 업소용 식용유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대두 가격 상승과 환율 등의 영향으로 제조원가가 약 18% 인상돼 업소용 식용유에 한해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식용유 공급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식용유 사용량이 많은 치킨집, 식당 등 외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정용으로는 해바라기씨, 카놀라유 등 다른 원료로 대체 가능하지만 업소용으로는 단가가 높아 사용하기가 어렵다”며 “AI에 이어 식용유 인상까지 더해져 외식업소가 음식 가격을 유지하는 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의 대응 자세다. 계란 부족 사태에 이어 식용유도 공급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나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다. 정부는 계란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고 사재기 현상까지 일자 수입산 계란에 무관세를 적용하는 등 뒷북 대응했다. 이번 식용유 사태도 마찬가지다. 더 늦기 전에 정부가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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