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화법이 또 다시 논란이 됐다. 지난 1일 청와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박 대통령이 특유의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화법의 특징은 ▲주술 관계가 맞지 않고 ▲아무리 긴 말도 중간에 끊지 않고 한 문장으로 말한다는 점이다. 또 술어의 대부분이 ‘~해야 한다’나 ‘~이다’등 타인에 대한 평가나 지시가 주를 이루며 박 대통령 본인을 주체에서 배제시키는 것도 일반인과 다른 특징이다.  이런 화법에 대해 전여옥 전 의원은 ‘베이비 토크’라고 혹평한 바 있다.

언어전문가가 본 박 대통령의 화법은 어떨까. '박근혜의 말' 저서를 펴낸 ‘언어와 생각 연구소' 최종희 소장은 박 대통령 화법의 특징을 정확히 짚어냈다.

최 소장은 박 대통령이 평소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을 사용하는데 대해 ‘오발탄 어법’을 사용한다고 표현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말 전체가 그럴 듯해 보이면 그걸 그대로 흡수하려는 경향이 아주 심하다. 낱말의 뜻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짧게 할 수 있는 말을 길게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주로 수평적인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 하향 지시적인 대화이며 권위적이고 자기 과시적인 성격을 띤다“며 “상대방을 쉽게 이해시키고 설득하려는 의도보다는 일방적으로 자신의 말을 전달하기 급급해 만연체 사용이 잦아지고 사태를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회피하려다 보니 자꾸 불필요한 관형어가 들어가게 된다. 이런 특징들은 상대방에게 핵심을 호도해 의사 전달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특징으로 최 소장은 “박 대통령은 우주, 혼, 정성, 마음, 일편단심, 정신, 기운 등의 낱말을 자주 사용하는데 이는 ‘영매 어법’이다”라며 박 대통령이 최태민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언급한 단어들은 최씨가 애용했던 단어로 최태민이 그러했듯 박 대통령 자신도 하늘에 있다는 생각에 그런 용어가 습관적으로 튀어나온다는 것이다.

세 번째 특징으로 ‘불통군왕의 어법’을 꼽았다. 이 어법의 특징은 상대방을 모두 한 수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메르스 시국에서 박 대통령이 한 말이나 국회를 향해 ‘앉아서 립서비스만 한다’, ‘이런 것도 안해주니 도대체 국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이냐’ 등의 말이 대표적인 예라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이런 화법은 부친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어린 시절을 청와대에서 보내고 퍼스트레이디로서 몸에 밴 언어에 대한 습관이 40년이 지난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박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높은 사람이며 자신은 잘못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에 젖어 있는 사람이다. 이런 유형은 사과를 할 줄 모르고 책임을 다른 쪽으로 전가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박 대통령이 지금까지 한 사과다운 사과는 세월호 참사 후 눈물을 흘린 것이 유일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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