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사진제공=뉴시스>

[월요신문 김미화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손정의 회장이 추진하는 기술펀드 '비전 펀드'가 퀄컴, 애플, 오라클 등 글로벌 IT 공룡들의 참여로 탄력을 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CNN머니 등 주요 외신은 오라클 설립자인 래리 엘리슨 회장이 소프트뱅크가 조성한 비전펀드의 목표 금액 1000억달러(한화 약 120조3000억원) 달성을 앞당길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도 이날 비전펀드에 10억달러(1조2030억원)를 출자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애플의 경우, 그동안 대규모 투자를 피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투자 결정은 이례적이다. 크리스틴 휴겟 애플 대변인은 “소프트뱅크와 수년 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며 “소프트뱅크의 새로운 펀드가 애플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술 개발을 개발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전펀드에 투자 의사를 밝힌 글로벌 IT기업에는 미국의 반도체 제조업체 퀄컴과, 애플 조립회사로 유명한 폭스콘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 외에도 이랍에미리티(UAE) 아부다비 국부펀드와 카타르 국부펀드 등도 소프트뱅크와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잇따른 투자 참여는 차세대 기술 개발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공개 된 비전펀드는 IT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기술펀드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딥 러닝(Deep learning) 인공지능(AI) ▲로봇(robotics) 분야를 비롯한 첨단 기술 부문이 핵심 투자 대상이다. 손 회장은 이 펀드를 통해 미래 혁신을 이끌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바 있다.

당초 목표로 잡은 1000억달러(약 120조3000억원) 자금조달 목표 역시 순조롭게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파이낸셜뉴스(FT)는 “소프트뱅크가 일정보다 앞당겨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1월 말이면 투자금을 다 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소프트뱅크가 모은 비전펀드 기금은 소프트뱅크 전략금융부문장 라지브 미스라(Rajeev Misra)가 운영을 총괄한다. 소프트뱅크는 영국 런던에 이 기금 운용본부를 둘 계획이다. 기금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과 같은 신기술에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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